렌탈이냐 중고냐로 놓고 고민하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넉 달 뒤에 내 지갑에서 실제로 얼마가 빠져나갔느냐로 바꿔서 계산하면 바로 갈려요.
렌탈은 월 요금 곱하기 넉 달이 그대로 지출입니다. 끝나면 남는 게 없고요. 중고는 산 가격에서 넉 달 뒤 되판 가격을 뺀 차액만 실제 비용이에요. 이 정도 연식은 넉 달 사이 대략 십에서 이십 퍼센트쯤 빠지니까, 오십만 원에 사서 사십만 원 초반에 넘기면 실비가 십만 원 안팎입니다. 렌탈이 월 오만 원이면 이십만 원이고요.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세요.
업체가 제시한 사양도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아이세븐 팔오육오유는 이천십팔 년에 나온 십오 와트짜리 저전력 사코어예요. 지티엑스 천육백오십도 같은 시기 급이고요. 램 삼십이 기가는 학부 캐드에는 오히려 과한 사양이라, 숫자로 좋아 보이게 포장된 구형이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그렇다고 못 쓸 물건은 아닙니다. 오토캐드 같은 이차원 작업은 그래픽카드를 거의 안 쓰고 단일 코어 성능과 램에 기대는데, 학부 과제 수준이면 이 사양으로 충분히 돌아가요. 다만 저전력 시피유라 큰 도면을 열거나 삼차원 렌더를 돌릴 때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렌탈을 하신다면 계약서에서 네 가지를 꼭 보세요. 넉 달짜리 단기 계약이 실제로 되는지, 등록비나 배송비가 따로 붙는지, 중도 해지 위약금이 얼마인지, 파손 시 자기부담금이 얼마인지. 이 넷이 월 요금보다 총액을 더 크게 흔듭니다.
중고의 위험도 숫자로 얹어 보세요. 배터리가 수명을 다했으면 교체에 십만 원대가 듭니다. 보증이 없으니 고장 나면 그대로 손해고요. 그리고 입대 직전에 팔아야 해서 시간에 쫓기면 제값을 못 받습니다.
그리고 잘 안 알려지는 선택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상당수 대학이 학기 단위 노트북 대여 사업을 하거나 캐드가 깔린 전산실을 운영해요. 학과 사무실이나 도서관 홈페이지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넉 달만 쓰실 거면 이게 제일 싸게 먹히는 길인데, 몰라서 렌탈로 가는 학생이 많습니다.
정리하면 학교 대여부터 알아보시고, 없으면 렌탈 총액과 중고 차액을 계산해 작은 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좋은 학기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