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씻을 때만 입질이 심하다면 “서열 아래로 봐서”라기보다 무섭거나 불편해서 멈추라고 표현하는 행동일 가능성이 큽니다. 강아지는 목욕 중 몸이 고정되고, 물소리·미끄러운 바닥·얼굴에 닿는 물·샴푸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요.
억지로 누르거나 혼내면 입질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대신 목욕을 아주 작게 나눠서 적응시켜 주세요. 처음에는 욕실에 들어가기만 해도 간식을 주고, 다음에는 욕조나 대야에 올라가기만 해도 간식을 줍니다. 그다음 발에 물 한 번 묻히기, 몸에 물 조금 묻히기처럼 단계별로 진행합니다. 입질하기 전에 멈추고 칭찬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씻길 때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물은 미지근하게 하며, 얼굴부터 뿌리지 말고 발이나 엉덩이 쪽부터 천천히 시작하세요. 샤워기 소리를 무서워하면 컵으로 살살 부어주는 게 낫습니다. 한 손으로 억지로 꽉 잡기보다 짧게 씻기고 중간중간 간식을 주세요.
입질하려고 하면 손을 빼고 잠깐 멈춘 뒤, 강아지가 진정하면 다시 아주 짧게 진행하세요. 물면 계속 씻겨지는 경험이 반복되면 더 세게 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얌전할 때 간식과 칭찬을 주면 “가만히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배웁니다.
피가 날 정도로 물거나 으르렁거리며 달려드는 수준이면 집에서 억지로 씻기지 말고, 동물병원이나 행동전문가, 경험 있는 미용사 도움을 받는 게 안전합니다. 지금은 서열 잡기보다 목욕 공포 줄이기가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