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 소설(몽자류 소설) 속 적강 관련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고전소설에서 구운몽, 옥루몽 등의 작품을 보면 남자 주인공이 선녀들을 희롱한 죄로 현실세계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때 희롱의 당사자인 선녀들도 함께 떨어지더라고요. 단순히 보면 잘못을 한 남자 주인공들만 적강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선녀들까지 같이 지위가 추락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단순히 남성 중심 시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것은 구운몽을 예로 들어 그 이야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구운몽은 불제자 성진과 8선녀의 일장춘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성진의 스승인 육관대사는 용왕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성진을 용궁으로 보냅니다. 여기서 벌써 육관대사는 용왕이라는 신적인 존재와 소통하는 수준의 인물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용왕을 만나고 돌아오던 중 위부인의 명을 받아 육관대사에게 문안을 드리고 가던 8선녀와 만나게 됩니다. 이에 8선녀와 성진은 웃고 즐기다 해가 다 기울어서 절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때 성진은 남자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고 공명을 날려야 할 터인데 그러지 못하는 한낱 승려인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게 됩니다.
이 때 육관대사는 노여워하며, 성진과 8선녀를 인간으로 환생시키게 됩니다. 이것을 볼 때 육관대사는 인간세상에 사는 일반 고승이 아닌 천계에 있는 신에 가까운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볼 때 단순히 성진 만이 타락의 주범이라고 할 수 없고, 8선녀 또한 성진이 불제자임을 알면서도 함께 즐긴 것이므로, 성진과 8선녀 모두 천계의 율법을 어겼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에 탐욕이 가득함을 안 육관대사는 그들을 인간세상에 환생하게 합니다.
그들은 각자의 삶이지만 서로 인연이 있는 삶을 살았고, 성진은 이전을 잊은 채 양소유라는 이름으로 환생해 장원급제에 부귀영화를 누리고 환생한 8선녀도 인연으로 모두 만나 부인으로 맞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가다가 나이가 들고 관직에서도 내려오고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느끼며 인생의 스승을 찾아가던 중 육관대사를 만나게 되고, 육관대사는 그의 꿈을 깨게 하여 다시금 성진으로 돌아오게 합니다. 이에 탐욕을 버리고 다시 불도를 닦겠다고 회개하던 중 8선녀도 찾아와 불제자가 되겠다고 하여 불도를 배워 이후 모두 극락세계로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구운몽에서의 남성 중심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 환생한 성진이 8선녀를 모두 부인으로 맞이하는 일부 다처제의 형태 정도이지 잘못하여 인간세계로 떨어지게 되는 것 자체가 남성을 따라 여성이 연좌제처럼 된 것은 아니고 둘 모두에게 잘못이 있었던 것이므로 남녀 모두의 욕망에 대한 경계를 시키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속 묘사를 보면 잘 나오지만, 선녀쪽도 주인공한테 반했기 때문에 놀아준 겁니다
선녀라는 입장에서 일반 수도자한테 반하는거 자체가 금기였어요
현실의 궁녀도, 엄중히 보호되는 궁에서 일하기 때문에 일부러 틈을 주는게 아닌이상은
남녀관계를 가지기 힘들고, 그래서 둘다 처벌했죠
현대인이 알기 쉽게 비유하자면
엄중 경비중인 여자기숙사의
거기 사는 본인만 복제 불가능한 키를 가질 수 있는 방에
남자가 들어갔다면
거기 사는 여자가 도와준거 아니냔 의혹이 당연히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구운몽 같은 경우 용왕을 만나고 돌아오던 성진, 그때 마침 팔선녀를 만나요. 팔선녀는 위부인의 심부름으로 육관대사에게 선물을 주고 오는 길에 성진은 팔선녀와 어울려 서로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놀다가 해가 다 기울어서야 절로 돌아갑니다. 자세히 보면 성진만 잘못 한게 아니라 8선녀 등도 성진과 같이 놀게 된 죄가 있게 된 것 입니다. 남성 주의적 입장에서만 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