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직관적으로는 표면이 울퉁불퉁하면 공기 저항이 더 클 것 같은데, 실제로는 정반대예요. 매끈한 공이 오히려 저항을 더 많이 받아서 훨씬 빨리 속도를 잃거든요.
이걸 이해하려면 공 뒤쪽에서 벌어지는 일을 봐야 해요. 공이 날아갈 때 공기는 공의 앞면을 타고 흐르다가 뒷면 어딘가에서 표면을 떠나요. 매끈한 공은 공기가 표면에서 일찍 떨어져 나가면서 뒤쪽에 큰 저기압 공간이 생겨요. 이 빈 공간이 공을 뒤로 잡아당기는 힘으로 작용하거든요. 빨리 달리는 차 뒤에 먼지가 소용돌이치며 빨려드는 것과 같은 현상이에요.
딤플이 있으면 각각의 작은 홈 안에서 공기가 미세하게 소용돌이치면서 표면 가까이의 공기층이 에너지를 얻어요.
이 에너지 덕분에 공기가 공의 표면을 더 오래 감싸고 흐르다가 훨씬 뒤쪽에서야 떨어져 나가거든요. 그러면 공 뒤쪽의 저기압 영역이 매끈한 공보다 훨씬 작아지고, 뒤로 잡아당기는 힘도 크게 줄어드는 거예요. 표면 마찰은 딤플 때문에 약간 늘어나지만, 뒤쪽 저항이 줄어드는 효과가 그보다 압도적으로 커서 전체 공기 저항은 절반 가까이 감소해요.
실제로 같은 힘으로 쳤을 때 딤플이 없는 매끈한 골프공은 대략 절반 정도 거리밖에 나가지 못한다고 해요. 움푹 파인 홈 수백 개가 오히려 공기를 잘 붙잡아서 저항을 줄여주는 역설적인 구조인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