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주저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돈(비용) 문제와 고래 싸움 때문입니다.
1.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애플 수수료' (0.15%)
애플은 카드사에 결제 금액의 0.15%를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0.15%가 작아 보이지만, 현재 카드사들이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0.5%~1.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수익의 엄청난 부분을 애플에 떼어줘야 합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애플페이를 들여와서 결제가 늘어나도, 남는 게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수 있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입니다.
2. 진짜 시한폭탄: 삼성페이의 유료화 경고
다른 카드사들을 가장 공포에 떨게 만드는 진짜 복병은 바로 '삼성페이'입니다.
삼성페이는 현재 국내 카드사들에 수수료를 1원도 받지 않는 무료 상태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해서 애플에 수수료(0.15%)를 주기 시작하면, 우리도 똑같이 수수료를 받겠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결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삼성페이가 유료화되면, 카드사들이 매년 삼성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만 수천억 원에 달합니다. 즉, 애플페이 하나 들여오려다가 삼성페이 수수료 폭탄까지 맞을까 봐 몸을 사리는 것입니다.
3. 아직도 부족한 단말기 (NFC) 보급률
애플페이를 쓰려면 매장에 'NFC(근거리 무선 통신)' 단말기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카드가 처음 들어올 때보다는 많이 늘었지만, 전국의 수많은 동네 식당, 카페, 전통시장 등 여전히 NFC 단말기가 없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도입하기엔 아직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4. 고질적인 교통카드 수수료 협상 문제
한국인들이 애플페이에 가장 원하는 기능 중 하나가 '대중교통 결제'인데, 이 교통카드 인프라를 쥐고 있는 업체(티머니 등)와 카드사 간의 수수료 배분 협상이 워낙 복잡하고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어 도입 속도가 더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