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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로운동고비112
호화로운동고비11222.12.14
몇가지 한글이 사라졌는데 그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글 중에 몇가지가 사라져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데 반잇소리 이응, 하늘아, 목소리 이응은 왜 사라지게 되었고 그것의 발음이 궁금해요.

  • 탈퇴한 사용자
    탈퇴한 사용자22.12.14

    안녕하세요. 김신동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사라진 글자들은 대부분 고유의 음가를 가지고 있었다가 음가가 먼저 사라지고, 그 다음에 글자가 사라지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언어는 시대에 따라 꾸준히 변화합니다. 우리말 발음에 있어서 가장 최근에 나타난 변화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ㅐ'와 'ㅔ'를 구분하지 않게 된 것인데, 사람들이 '온다'와 '언다'를 헷갈려하지 않지만 '그랬대'와 '그랬데'를 헷갈려하는 것이 사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명백히 두분되던 두 모음을 요즘은 구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문자 표기는 보통 실제 발음보다 보수적인 편이라 지금도 원래 써오던 대로 'ㅐ'와 'ㅔ'를 구별해서 쓰고 있지만, 이러한 표기와 발음과의 불일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언어의 변화가 더 많이 일어나면 더 많은 불편함과 헷갈림을 초래하게 되고, 결국에는 없어진 발음을 나타내는 글자가 없어지게 됩니다.

    한글에서 없어진 글자들 몇 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래아 ㆍ의 경우 옛날에는 지금 한국어에는 없던 모음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래의 모음 발음이 없어지고 'ㅏ'나 'ㅡ' 등으로 발음이 변했습니다. 20세기 초부터 결국 아래아는 우리말에서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 반시옷 ㅿ은 '반치음'이라고 부르던 자음을 나타내는 글자인데, 대체로 영어 z와 비슷한 발음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소리는 이미 조선 중후기에 발음이 사라져 버렸고, 표준어에서는 ㅇ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다만 일부 방언에서는 ㅇ가 아닌 ㅅ로 대체되기도 해서 그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예: 무우 - 무수, 마을 - 마실).

    여린히읗 ㆆ은 조금 다른 케이스인데, 여린히읗은 '성문파열음'이란 자음(영어 감탄사 uh-oh를 읽을 때 대체로 어.어라고 끊어서 읽게 되는데 그 끊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를 표기하는 데 쓰였지만 사실 이 발음을 한국어에서 쓸 일은 조선시대에도 거의 없었고, 글자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 글자가 한국어 표기에 쓰인 몇 안 되는 예로는 한국어 관형조사 -ㄹ의 경우 '할 것이다', '알 듯하다'를 발음해 보면 아시겠지만 뒤의 '것', '듯'이 된소리로 바뀌는데, 세종대왕 때에는 이 현상을 표기하기 위해 -ㄹ 대신 -ㅭ을 사용했습니다만 이런 사용방법도 (발음 현상 자체는 살아남았음에도) 얼마 안가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옛이응 ㆁ은 영어의 ng 발음인데 이 글자는 발음이 그대로 살아 있음에도 안 쓰이게 되었습니다. 자음글자 ㅇ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을 표기하기 위한 건데, 당연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으므로 받침에는 쓸 필요가 없읍니다. (세종 초기에는 한자음의 경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을 때 ㅇ 받침을 썼으나 이런 용법도 번거로운 연유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ng 발음은 한국어에서는 받침에서만 나오고 초성으로는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ㅇ과 ㆁ의 구별은 얼마 안가 사라졌고, ㅇ이 초성에 나올 때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받침으로 나올 때에는 ng 발음이 나는 식으로 읽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