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30년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첫째, 초고령화-저출산의 인구구조 때문입니다.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하고 피부양 인구수는 급속히 늘어남으로써 경제 활력이 저하된 것이죠.
둘째, 1990년대까지의 제조업 성공신화에 젖어 디지털 혁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는 정보기술(IT), 인터넷, 정보지식혁명으로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는데 일본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 아날로그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의 디지털화로 전자정부가 구현되고 있는 세계 추세 속에서도 일본은 서류 수작업과 도장과 팩스가 여전히 통용되는 사회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셋째, 이른바 갈라파고스 현상 때문입니다. 국경을 넘어 글로벌라이제이션 흐름 속에서도 일본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기득권자들의 담합 체질, 카르텔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규제와 장벽 및 내부거래 관행을 온존시키며 과감한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넷째, 돈이 일하지 않고 잠자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성장으로 일본은 어마어마한 자본을 축적했습니다. 정부가 1,000조 엔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일본 금융기관에는 저축액이 넘쳐납니다. 외환 보유고도 1조2,000억 달러 이상이구요.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엄청난 해외 직접투자의 결과 해외 순자산도 411조 엔으로 단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에 따른 충격과 트라우마가 컸던 탓인지, 일본에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는 풍조가 정착되었습니다. 개인도 기업도 과감한 신규 투자를 좀처럼 하지 않다 보니 투자→생산→임금→소비의 선순환적 성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디플레 경제의 체질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