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을 못 드실 정도면 정말 힘드시겠어요. 그런데 제품을 고르기 전에 하나 알고 가셔야 할 게 있습니다. 노이즈캔슬링은 원리상 낮은 소리에 강하고 높은 소리에는 약합니다. 그래서 원하시는 고음 차단은 노이즈캔슬링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 나와요.
급식실 소음은 식기 부딪히는 소리와 사람 말소리가 대부분인데, 둘 다 중간에서 높은 대역입니다. 노이즈캔슬링이 잘 잡는 건 에어컨 웅웅거림이나 버스 엔진음처럼 낮고 일정한 소리예요. 그래서 노이즈캔슬링 성능만 보고 고르시면 값을 많이 쓰고도 기대만큼 안 조용할 수 있습니다.
높은 소리를 막아 주는 건 귀를 얼마나 잘 틀어막느냐입니다. 친구분 에어팟이 유난히 좋게 느껴지신 것도 그 이어팁이 마침 귀에 잘 맞았을 가능성이 커요. 같은 제품을 사도 팁 크기가 안 맞으면 딴판이 됩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권하고 싶은 건 이어팁 교체입니다. 실리콘 대신 스펀지처럼 눌러 넣는 폼팁으로 바꾸면 차음이 눈에 띄게 올라가요. 몇천 원짜리 팁 하나가 십만 원짜리 이어폰보다 체감이 클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급식 시간에는 소리를 들으실 필요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가장 조용한 선택은 사실 이어폰이 아니라 폼 귀마개입니다. 값도 아주 싸고 어떤 이어폰보다 잘 막아요. 아예 안 들리는 게 불안하시면 필터가 들어간 귀마개도 있는데, 이건 전체 음량만 낮춰서 대화는 되고 시끄러움만 줄여 줍니다.
그래도 이어폰으로 가시겠다면 가격대별로 이렇게 보세요. 오만 원 이내는 노이즈캔슬링 차이가 크지 않으니 차음이 좋은 커널형에 폼팁을 얹는 쪽이 낫습니다. 오만에서 십만 원대는 갤럭시 버즈 보급형이나 앤커 사운드코어 계열이 무난하고, 십만에서 이십만 원대는 갤럭시 버즈 프로나 소니 상급 라인의 이전 세대가 좋습니다. 값이 자주 바뀌니 사시기 전에 꼭 확인하세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보태면, 남들은 견디는 소리를 유독 못 견디는 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청각이 예민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어폰이나 귀마개로도 힘드시면 보건 선생님께 한 번 이야기해 보세요. 배려받을 방법이 생각보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