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감기에 걸렸을 때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 먹는다”는 말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딱 잘라 말할 기록은 드뭅니다. 다만 소주에 고추를 섞어 마신 관행 자체는 적어도 17세기 초 기록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 관련 설명에는 당시 술집에서 소주에 고추를 섞어 팔았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서, “고추+소주” 조합은 아주 오래된 편입니다. 
이 속설이 퍼진 이유는 아마도 즉각적인 체감 효과 때문으로 보는 게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술은 말초혈관을 넓혀 피부가 따뜻해진 것처럼 느끼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중심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감각신경의 TRPV1을 자극해 화끈거림을 일으키고, 코와 목 점막을 자극해 콧물이나 자극 반응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 사람들 입장에서는 “몸이 확 돈다”, “땀이 난다”, “막힌 게 풀리는 느낌이 든다”는 이유로 감기에 좋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건 기록으로 단정된다기보다, 알려진 생리 반응을 바탕으로 한 해석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감기를 낫게 한다는 근거는 거의 없습니다.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이라서, 술이나 고춧가루가 원인을 없애 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감기 때는 수분 섭취와 휴식이 중요하고, 알코올은 탈수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서 피하라고 안내됩니다. 캡사이신도 일부 비염 연구에서만 제한적으로 다뤄졌을 뿐, 일반적인 감기 치료 효과가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정리하면, 이 말은 오래된 술·매운맛 문화와 “몸을 덥히고 땀내면 낫는다”는 민간 감각이 합쳐져 생긴 속설에 가깝습니다. 잠깐 몸이 화끈하고 코가 뚫리는 듯한 느낌은 줄 수 있어도, 감기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농담처럼는 몰라도 실제로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