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과 확률적 결정론, 그리고 자유의지에 대한 고찰
자유의지와 관련하여 문의드리고자 글을 남깁니다.
우선 자유의지에 대한 문의로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거시세계)는 양자역학적으로 보았을 때 확률적 결정론(결어긋남에 기반한)인 세계인 것이 동의되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과학자(특히, 뇌과학자 및 물리학자), 그리고 테드창과 같은 과학분야 유명인들 또한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으며, 크게 두 가지 방식을 통해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1) 거시적 관점 (법칙)을 통한 접근 : 물리학자
(2) 실험적 결과 (리벳 실험 이후 보다 정밀하게 진행된 관련 실험들)를 통한 접근 : 샘 해리스 등 신경과학/뇌과학자
( * 자유의지는 행동의 근본적 원천을 '자기 자신'으로 보고, 다른 요인에 통제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의지로 정의함 )
혹은 미치오 카쿠처럼 양자역학과 자유의지를 연결짓는 경우도 있으나, 상기한 일반적인 자유의지의 정의로 보면 법칙으로 움직이는 우주(세계)에서는 자유의지가 존재하는 것이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의 내용과 같이 '자유의지가 없다'라는 것을 가능한 완벽히 정리하고 싶어 문의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분명 여러 과학자들이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의 기저에는 이론적, 관찰적 및 과학적 방법론적인 내용 또한 포함되어 있을 것인데, 과학 분야를 미전공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내용들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하고 함축된 결과값만 인지하고 있으니, 완벽함을 찾고자 하는 과정에서 방법론적인 차원까지 계속해서 접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위의 사유로 인하여 완벽한 정리에 대한 충족이 되지 못하니 자유의지 담론 또한 쿤의 패러다임 개념처럼 향후 뒤집힐 수도 있는 개념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까지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과학 자체가 본질적으로 귀납에 중심을 두고 있으니 100% 완벽을 논할 수는 없겠지만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아래 내용에 대해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1. [양자역학의 완결성에 대한 문의] : "모든 물질은 물리법칙 하에서 움직인다"에 대한 증명
양자역학은 우주를 설명하는 것에 있어 경험적으로 완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완벽함과 모든 물질이 물리법칙 하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설명하는 증명방법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도 계산해본 적이 있는지? 더불어, 매 순간 원자의 위치는 바뀌지만 결어긋남되는 세계는 차일링거의 실험을 통해 유추하는 것인지, 혹은 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실험적 결과가 있는지?
더 나아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우주가 어떠한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불변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철학적 관점에서 흄의 고찰과 비슷한 느낌입니다만 고전역학을 포함한 사건의 인과를 어떻게 과학에서는 증명하는지 궁금합니다.
2. [자유의지에 대한 뇌과학적 실험에 대한 문의]
뇌과학적 실험적 결과를 통해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경우, 다른 실험적 방법과 마찬가지로 실험적 결과가 적용될 수 있는 범위를 인간 전체(모든 경우)로 확대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생물 대상의 과학적 실험의 결과를 전체 모수로 확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방법론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항상성의 원리와 같은 개념들에 기반하는 것일까요?
3.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의 물리법칙에 대한 문의]
인간이 하는 생각/기억 등은 뇌에 존재하는 수많은 뉴런들 간의 상호작용에 따른 전기신호에 기반한 것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신호는 물리법칙으로만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 또한 이와 동일한 것인지 문의드립니다. 결국 쇼펜하우어가 비유한 것처럼 인간은 바라는 것을 바랄 수 없고, 외부 환경 혹은 물리법칙에 따른 내재적 전기신호 발생에 따라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재적 전기신호(무의식)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발견이 된 것인가요?
4. [뇌 속 가장 작은 기본단위에 대한 문의]
마지막으로 위의 문의에서 완결성을 논할 수 있다면 해당 문의의 필요성은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 않다라고 했을 경우 자유의지가 있으려면 물리법칙에 적용받지 않는 자유의지 입자의 존재를 가정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뇌과학적으로 이것이 뇌의 작용방식과 거리가 있다고 할지라도)
만약 이러한 입자가 존재한다면 뇌의 가장 작은 기본단위인 신경아교세포보다 작아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경우의 수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신경아교세포보다 더 작은 단위에 대한 관측 결과가 없다면 자유의지 입자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신경아교세포보다 더 작은 단위를 발견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지금까지 신경아교세포보다 작은 단위를 찾고자 했을 때 (1) 그러한 존재가 실제로 있다면 이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정말 발견되지 않는 것인지 (2) 뇌 속 대부분을 관찰했는데 발견하지 못 한 것인지에 대한 정리된 내용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 지금까지 받아보셨던 질문들 중 가장 긴 길이의 질문이 아닐까 싶어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2,700자 가량이네요) 개인적으로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 전문가님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법칙대로 돌아가는 결정론적 세계라고 생각하실지요? 답변을 통해 충분히 설명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문가님의 개인적 의견도 여쭤볼 수 있다면 여쭙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질문을 나눠서 해주신 만큼, 답변도 구분구획을 좀 해서 드리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전달을 잘 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분구획된 답변을 드리고자 하는 양해의 말씀을 미리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 양자역학의 완결성에 대한 문의
양자역학이 모든 물질이 물리법칙 하에서 움직인다는 개념을 증명하는 방법은 주로 실험적 검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양자역학의 예측은 매우 정밀하게 실험 데이터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양자얽힘과 초관입 상태와 같은 현상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예컨데, 벨의 불평등 실험(Bell`s inequality experiment)은 양자역학의 예측이 고전역학을 넘어선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 자체가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미해결의 문제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예로, 중력과 양자역학의 통합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주요 과제 중 하나입니다.
- 자유의지에 대한 뇌과학적 실험에 대한 문의
자유의지에 대한 뇌과학 접근, 특히 샘 해리스와 같은 신경과학자들의 연구는 주로 뇌 스캐닝 기술을 이용하여 의사결정 과정에서 뇌 활동을 관찰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 연구들은 사람이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미 뇌에서 해당 결정과 관련된 활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발견은 전통적인 자유의지 개념에 도전하며, 우리의 의사 결정이 무의식적인 뇌 프로세스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 결과를 인간의 모든 행동에 일반화하는 것은 과학적 연구의 범위와 방법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의 물리법칙에 대한 문의
뇌의 전기신호는 뉴런 간의 통신을 매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신호들은 화학적 신경전달물질이 뉴런의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이온의 흐름 변화에 의해 생성됩니다. 이 과정은 확실히 물리적 법칙을 따르며, 양자역학적 현상과 같은 더 작은 스케일에서의 현상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뉴런 활동과 양자역학적 현상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입증할 충분한 과학적 증거는 없습니다.
- 뇌 속 가장 작은 기본단위에 대한 문의
현재 뇌 과학에서는 뉴런과 신경아교세포가 주요 연구 대상입니다. 이보다 더 작은 구조적 단위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지만, 자유의지와 같은 복잡한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특정 '자유의지 입자'의 존재에 대한 증거는 없습니다. 과학적 발견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며, 미시적 또는 나노 스케일에서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씁니다.
* 개인적 의견에 대한 문의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결정론적인 법칙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만, 양자역학이 보여주듯이 완전한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완벽한 결정론적 세계보다는 확률론적 요소가 내재된 세계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과학이 절대적인 진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와 이론에 기반한 최선의 설명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1명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