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중에서 수염이 빨리 자라는 이유가 있나요?
예전에도 그렇지만 수염은 우리 몸에서 나는 털 중에서 생존에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옛날이라고 해서 수염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다리털 등에 비해서 왜 수염은 그토록 빨리 자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정말 빨리 자라는 사람은 아침에 면도를 해도 저녁에는 어느 정도 자라 있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안녕하세요.
수염(특히 남성의 얼굴에 나는 털)은 우리 몸의 털 중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부위 중 하나인데요, 이때 수염의 성장 속도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얼굴에는 안드로겐 수용체가 풍부하게 분포해 있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모낭이 더 빠르게 활발히 자라며, 다리털, 팔털, 가슴털 등 다른 부위보다 안드로겐 민감성이 높은 부위가 바로 턱과 콧수염 부위입니다. 즉, 남성성이 강할수록 수염은 더 빨리, 더 굵고 조밀하게 자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수염은 사춘기 이후 성호르몬에 의해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는 호르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성장 속도도 빠릅니다. 평균적으로 수염은 하루에 약 0.3~0.5mm, 한 달이면 1~1.5cm 이상 자라기도 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체모는 일정 길이까지 자라면 성장이 멈추는데요, 수염이나 머리카락은 성장기(anagen)가 길게 지속되기 때문에 끝도 없이 자라날 수 있습니다. 다만 털의 수명과 성장 주기는 사람마다 다르고, 유전적 차이도 큽니다.
수염이 다른 체모에 비해 빨리 자라는 이유는 얼굴의 모낭이 남성 호르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얼굴 피부 밑에 있는 모낭은 다리나 팔 같은 다른 신체 부위의 모낭보다 안드로겐이라는 남성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가 더 많고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호르몬의 자극은 모낭의 성장 주기를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수염이 다른 부위의 털보다 더 빠르고 굵게 자라도록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