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과를 보면 22일 저녁부터 23일 오전까지 선홍색 혈변이 있었고 이후에는 출혈이 멎은 상태에서 변 색이 검게 보인 상황입니다. 선홍색 혈변은 주로 항문이나 직장 등 하부 위장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이 없어도 내치핵과 같은 치질에서 무통성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변비나 이물감이 없더라도 치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이후 나타난 검은 변은 반드시 상부 위장관 출혈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형적인 흑변은 타르처럼 끈적하고 냄새가 강한 형태를 보이는데, 단순히 색이 어두운 정도라면 이전 출혈로 장내에 남아 있던 혈액이 산화되면서 검게 보이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특히 하부 출혈이 멎은 직후 일시적으로 이런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점은 최근 1년 이내 대장내시경을 시행했고 선종 제거 이후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급성 혈변의 원인이 대장암과 같은 중대한 병변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실제 임상에서도 일시적인 출혈이 멎고 전신 증상이 없다면 우선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검은 변이 2일에서 3일 이상 지속되거나, 변이 끈적하고 악취가 강한 전형적인 흑변 양상을 보이는 경우, 또는 어지럼, 심계항진, 피로감과 같은 빈혈 증상이 동반되면 상부 위장관 출혈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내과 진료 및 위내시경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변 색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오고 추가 출혈이 없다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지켜볼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일과성 하부 출혈 이후 잔여 혈액에 의한 변 색 변화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며, 증상 경과를 2일에서 3일 정도 더 관찰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