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폰이랑 태블릿을 하루 종일 손에 쥐고 사는 편이라 소독 자주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알코올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농도랑 닦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애플 공식 지원 문서를 보면 70퍼센트 이소프로필 알코올이나 75퍼센트 에틸알코올이 든 소독 티슈로 딱딱한 표면을 부드럽게 닦는 건 괜찮다고 나와 있어요. 대신 표백제나 과산화수소가 들어간 제품은 쓰지 말라고 못을 박아두었고, 기기에 직접 액체를 뿌리거나 담그지 말라고도 되어 있습니다. 삼성 안내도 큰 틀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 그 얘기를 꼭 드리고 싶어요. 코로나 때 편의점에서 파는 소독 티슈를 아무거나 사서 하루에 두세 번씩 액정을 벅벅 닦았거든요. 두 달쯤 지나니까 지문이 예전보다 훨씬 잘 묻고, 손가락을 밀 때 뽀득거리는 느낌이 아니라 뻑뻑하게 끌리더라고요. 발수 코팅, 그러니까 올레포빅 코팅이 닳아버린 거였습니다. 이건 한 번 벗겨지면 원래대로 복원이 안 됩니다.
그 뒤로 제가 정착시킨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로 전원 끄고 케이스랑 충전 케이블 다 분리합니다. 둘째로 마른 극세사 천으로 먼지부터 가벼운 힘으로 털어냅니다. 마른 상태에서 바로 문지르면 모래 알갱이가 된다는 게 핵심이에요. 셋째로 알코올은 기기가 아니라 천에 살짝 묻혀서 한 방향으로만 쓸어줍니다. 넷째로 마지막은 마른 면으로 한 번 더 닦아서 마무리합니다.
소독 주기는 매일보다는 일주일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더라구요. 사실 세균이 걱정되어서 매일 알코올을 묻히는 거라면, 그런 노력은 손 자주 씻는 쪽이 훨씬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소독해도 안 씻은 손으로 다시 잡으면 몇 분 만에 원상복귀니까요.
그래도 자주 닦아야 속이 편한 성격이시면 강화유리 필름 한 장 붙이는 게 제일 현실적입니다. 저도 지금은 그렇게 쓰고 있어요. 필름은 소모품이라 코팅이 상하면 만 원짜리 하나 갈아끼우면 그만이고, 정작 비싼 디스플레이는 그대로 살아남습니다.
하나만 덧붙이면, 충전 단자나 스피커 구멍 쪽으로 알코올이 흘러들어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압축 공기로 확 불어내는 것도 애플은 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죽 케이스나 패브릭 소재에는 알코올을 아예 쓰지 않는 게 맞습니다. 얼룩이 지고 색이 빠져버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