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경제

책임은 사라지고 변명만 남을 때 - 홍명보 사태를 보며

윤민선 경제전문가 프로필 사진

윤민선 경제전문가


사람은 실패할 수 있다.

감독도, 기업의 CEO도, 조직의 리더도 언제든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그러나 리더를 평가하는 기준은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 이후의 태도에 있다.

사퇴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기대한 것은 완벽한 변명이 아니었다. 진심 어린 한마디였다.

그러나 책임보다 자기 합리화가 앞서고, 사과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겼다.

더욱이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정몽규 회장은 직접 국민 앞에 서지 않고 다른 사람을 내세워 사과를 대신하게 했다.

책임은 권한만큼 무겁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마저 외면한 셈이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스포츠계 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병폐다.

무능한 리더일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보다 유능한 부하를 경계한다.

조직을 위해 능력 있는 사람을 키우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까 두려워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하고, 공은 자신이 가져가며, 실패의 책임은 아랫사람에게 돌린다.

그렇게 조직은 실력보다 충성이 우선 되는 곳으로 변질되고, 결국 가장 유능한 인재부터 떠난다.

리더십의 본질은 권력을 지키는 기술이 아니다.

더 뛰어난 사람을 인정하고 그 능력을 조직의 힘으로 만드는 용기다.

진정한 리더는 실패를 숨기지 않고 책임을 먼저 짊어진다. 그래서 구성원은 그를 신뢰하고, 조직은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반대로 책임을 회피하는 리더가 있는 조직은 겉으로는 유지되는 것처럼 보여도 내부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

변명은 잠시 비판을 늦출 수는 있어도 신뢰를 되돌려주지는 못한다.

신뢰를 잃은 리더십은 결국 권위도, 존경도, 조직의 미래도 함께 잃는다.

국민도, 직원도 완벽한 리더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리더를 원한다.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순간 리더십은 끝나고,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시작된다.

댓글

0

윤민선 경제전문가

프로에셋투자

윤민선 경제전문가
유저

0

/ 500

댓글 아이콘

필담이 없어요. 첫 필담을 남겨보세요.

같은 분야의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