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부모님께 죄책감이 드는 게 정상인가요?
24살 여자고 작년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희망하는 진로를 정하고 이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해왔습니다. 부모님도 응원해주셨고요. 그리고 처음 목표를 정했던 학교, 학과보다 좀더 높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 "네가 열심히 공부하길 바라는 마음에 네 꿈을 응원하는 척했다. 그러나 그곳은 너에게 맞지 않은 곳이다. 너는 더 좋은 대학교를 갈 수 있으니 그곳을 지원해라. 어차피 원서비를 내는 것은 나다."라며 반대하시는 바람에 제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학과에 지원하게 되었고 그곳에 들어가 공부했습니다. 다행히 학과 공부가 어렵지는 않았으나 저는 큰 흥미를 못 얻었습니다. 그러나 법학과와의 복수 전공으로 다시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고 변호사가 되고싶다는 꿈이 생겼었습니다. 꿈을 정하고 나서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했지만 엄마가 "네가 평소에 공부하는 모습이 불성실했는데 무슨 변호사냐. 공무원이나 해라."라는 말을 듣고 정말 힘들었지만 하던 공부를 접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6개월간 전업으로 준비했고 하기 싫은 마음을 꾹꾹 참고 견뎌냈습니다. 그러나 시험 당일 아침 부모님께서 아침밥을 차리지 않았고(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그냥 시간이 없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기에 급한대로 냉장고에 있던 빵과 우유를 먹고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시험문제를 다 풀긴 풀었습니다만 화장실 이슈로 문제도 대충 보고 무엇보다 마킹을 과목 두 개를 헷갈려 잘못 마킹했습니다.. 당연히 점수는 과락으로 탈락했고요. 앞으로 1년동안 다시 시험준비해야 하는데 이 사실을 알리면 일어나는 갈등이 참 피곤할 거 같아서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궁금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부모님께서 재워주시고 먹여주시고 없는 형편에 학원도 보내주셔서 저는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부모님께서 힘들게 절 키워주셨으니까 부모님 넋두리를 항상 들어줘야하고 돈을 항상 아껴써야하고 난 항상 죄인같은 거고 부모님께 잘해야하고..라는 생각같은 거요. 그런데 요즘은 아닌 거 같아요. 자꾸만 원망이 생겨요. 내 꿈을 두 번이나 어그러뜨린 부모님. 항상 내 인생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도 부모님. 내 인생을 흥하게 하는 것도 망하게 하는 것도 부모님. 그냥 내가 '나'인 기분이 안 들고 인생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녀로서 이런 원망을 하면 안된다라는 죄책감과 여태까지 저를 키워주신 것에 대한 부채감이 저를 옥죄어옵니다. 이런 관계는 정상적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정상일까요? 그냥 제가 나쁜 딸인 걸까요? 제가 조금만 더 착하고 똑똑했으면, 순종적이었으면 인생이 좀 더 수월했을까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죄책감이 드는 건 사람에 따라서 그럴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질문자님에게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더이상 자책하지 마세요. 그리고 원망할 것도 없는게 질문자님이 부모님 말을 듣는 것도 본인의 선택입니다. 앞으로는 부모님 말은 참고만 하시고 본인이 원하는대로 살아가세요.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보니 효녀시네요... 부모님한테 부채감이 드는 것은 질문자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많이 느끼는 사항입니다. 아무래도 그 동안 힘들게 키워온 것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부채감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그 마음과는 별개로 앞으로도 계속 잘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버거움이 느껴지는 것도 정상인 것 같습니다. 다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이런저런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바랍니다.
부모님께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비정상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족 간의 애정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성장한 자신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선택에 더 집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