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말 홍콩은 한국의 한여름이라고 생각하시면 정확해요. 낮 기온이 삼십 도 안팎이고 습도가 팔십 퍼센트를 넘어서, 기온 숫자보다 체감이 훨씬 더워요. 저도 구월 말에 갔다가 가을옷을 챙겨간 걸 후회했어요. 여름옷이 맞고, 오히려 가을옷은 짐만 돼요.
다만 두 가지는 꼭 챙기세요. 하나는 얇은 긴팔이나 가디건이에요. 홍콩은 실내 에어컨이 정말 세서 지하철, 쇼핑몰, 식당 안은 서늘하다 싶을 정도라 밖에서 땀 흘리고 들어가면 금방 추워져요. 다른 하나는 우산이에요. 구월은 아직 태풍과 소나기가 남아 있는 시기라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흔해요. 접이식 우산 하나면 충분하고, 우비보다 우산이 나아요.
일정을 짤 때는 한낮에 실내 일정을 넣고 아침이나 저녁에 야외를 걷는 식으로 배치하면 훨씬 편해요. 빅토리아 피크나 심포니 오브 라이츠처럼 밖에서 보는 건 해가 진 뒤에 가시고, 낮에는 박물관이나 몰, 딤섬집으로 피하시는 게 홍콩 여행의 요령이에요.
옷은 여름옷 위주로 챙기시되 얇은 겉옷 한 장, 우산 하나, 그리고 땀을 많이 흘리니 여분 상의 한두 장 정도면 구월 말 홍콩은 충분히 무난하게 다니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