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접착제가 아니라 점착제입니다. 두 말이 비슷해서 섮여 쓰이는데 산업에서는 완전히 다른 물건으로 갈라 봅니다.
차이는 굳느냐 안 굳느냐예요. 본드 같은 접착제는 액체였다가 굳으면서 두 면을 영원히 붙이고, 떼어내면 붙는 힘이 사라집니다. 점착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랑한 상태로 남아 있어서 살짝 누르면 붙고 손으로 떼면 깨끗하게 떨어집니다. 보호비닐에 쓰는 건 그중에서도 붙는 힘을 아주 약하게 맞춘 저점착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물으신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점착제를 아예 안 바르고 필름 자체의 성질로만 붙는 자기점착 필름이라는 게 따로 있어요. 이건 유리나 거울처럼 아주 매끈한 면에서 사이의 공기가 밀려나가면서 달라붙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액정 유리에는 잘 붙는데 무광 플라스틱 부분에는 잘 안 붙습니다.
물을 묻히는 건 아닙니다. 물을 쓰는 건 차량 유리 필름이나 직접 사서 붙이는 액정 보호필름 같은 시공용이고, 공장에서 나올 때 이미 붙어 있는 비닐은 마른 상태로 누름통과해 붙입니다.
지금 갖고 계신 제품이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떼어낸 비닐의 뒷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보세요. 살짝 끌적이면 점착제를 바른 쪽이고, 뻐득하고 미끄러우면 자기점착 쪽입니다.
실용적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면, 이 비닐은 되도록 빨리 떼시는 게 좋습니다. 약한 점착제도 오래 두거나 열을 받으면 성분이 조금씩 표면으로 옮겨가서 자국을 남기거든요. 여름에 받은 가전을 몇 달 그대로 둔 뒤에 끌적임이 남는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미 자국이 남았다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조금 풀어 닦아 보시고, 그래도 안 지워지면 소독용 알코올을 천에 묻혀 살살 문지르시면 대부분 내려갑니다. 다만 아세톤이나 신나 같은 건 플라스틱 표면을 녹여 버리니 절대 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