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자마자 파란 화면에 복구 키 넣으라고 뜨면 진짜 당황스럽죠. 일단 노트북이 고장 난 건 아니고, 디스크 전체가 BitLocker로 암호화돼 있는 상태에서 잠금이 걸린 겁니다. 보통 BIOS 업데이트나 부팅 순서 변경, 도킹 해제 같은 사소한 하드웨어 변화만 있어도 이 화면이 뜹니다.
해결 방법은 딱 하나, 48자리 복구 키를 넣는 것뿐입니다. 화면에 뜬 키 ID 앞 8자리에 맞는 키가 있어야 하고, 이걸 우회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우회가 된다면 암호화의 의미가 없으니까요.
키를 찾을 곳은 세 군데입니다. 첫째, 회사가 지급한 노트북이면 십중팔구 회사 서버(AD나 인튠)에 키가 백업돼 있습니다. 둘째, 본인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해 쓰던 PC라면 account.microsoft.com 의 기기 - 복구 키 찾기 메뉴에서 바로 확인됩니다. 셋째, 예전에 키를 인쇄하거나 USB에 저장해둔 적이 있다면 그 txt 파일에 들어 있습니다.
전 직장에 연락하는 게 껄끄러우신 것 같은데, 담당자 입장에선 복구 키 조회는 관리 콘솔에서 몇 초면 끝나는 단순 업무라 생각보다 부담스러운 부탁이 아닙니다. 메일 한 통으로 키 ID 앞자리만 알려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다만 그 노트북이 정식으로 양도받은 것인지 반납 대상이었는지는 먼저 확인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초기화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키를 끝내 못 구하면 안에 있던 데이터는 살릴 방법이 없고, 부팅 USB로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면서 파티션을 지우면 기기 자체는 다시 쓸 수 있습니다. 대신 데이터는 완전히 포기하는 셈이라, 안에 필요한 파일이 있다면 초기화 전에 키부터 알아보시는 게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