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아래 문을 닫을 때 위 문이 열리는지부터 아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문을 세게 닫으면 안에 있던 공기가 순간적으로 밀리는데, 그 공기가 빠져나갈 곳을 찾다가 위 칸 쪽으로 압력을 전달합니다. 원래는 위쪽 문의 고무가 자석처럼 꽉 붙잡고 있어서 그 정도 압력에는 안 밀리는데, 그 힘이 약해지면 밀려서 살짝 열립니다.
그러니 확인하실 곳은 위쪽 문의 고무 패킹입니다. 간단한 시험법이 있어요. 얇은 종이 한 장을 문틈에 끼우고 문을 닫은 다음 종이를 당겨보세요. 스르르 빠지면 그 지점의 흡착력이 죽은 겁니다. 위쪽 문 네 변을 따라 여러 곳에서 반복해 보시면 어디가 문제인지 지도가 그려집니다.
패킹이 헐거워졌다면 바로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되면 고무가 눌린 채로 굳어서 원래 모양을 잃는데,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패킹 위에 몇 분 얹어 데운 뒤 손으로 살살 당겨 모양을 잡아주면 상당히 살아납니다. 그리고 패킹 안쪽 주름에 낀 부스러기와 끈적한 때를 닦아내는 것만으로 붙는 힘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수평도 같이 보셔야 합니다. 냉장고는 앞쪽이 뒤쪽보다 아주 약간 높아야 문이 자기 무게로 스르르 닫힙니다. 앞다리를 조금씩 돌려가며 문을 반쯤 열었을 때 저절로 닫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바닥이 기울어진 집이면 이것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외로 흔한 원인이 하나 더 있는데, 문 안쪽 선반에 얹은 물건 무게입니다. 큰 물병이나 병 음료를 문쪽에 잔뜩 넣어두면 문이 아래로 처지면서 위쪽 모서리가 뜨게 됩니다. 잠깐 비워보시고 증상이 달라지는지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루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문이 미세하게 열린 채로 있으면 습한 공기가 계속 들어와 냉동실에 성에가 끼고, 압축기가 쉬지 못하고 계속 돌아서 전기료도 오르고 수명도 깎입니다. 위 방법으로 안 잡히면 패킹만 따로 교체가 가능하니 서비스센터에 모델명을 말씀하시고 부품값을 문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