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수돗물에서 나는 특유의 소독내는 주로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넣는 염소 성분 때문에 발생합니다. 물을 그릇에 담아두거나 끓일 때 이 성분이 사라지는 원리는 기체의 용해도 변화와 분자의 열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염소는 상온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려는 성질이 매우 강한 물질입니다. 액체인 물속에 억지로 녹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수돗물을 넓은 그릇에 담아두면 물 표면과 맞닿은 공기 중으로 염소 분자들이 끊임없이 탈출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속의 기체가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자연스러운 확산 현상이 일어나면서 소독내가 서서히 사라집니다.
둘째로, 물을 끓이면 이 과정이 폭발적으로 빨라집니다. 기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급격하게 감소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물속에 녹아 있던 염소 분자들이 열에너지를 얻어 매우 활발하게 운동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물 분자 사이의 인력을 끊고 기포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100도에 가까워질수록 기체가 액체 내부에 머물 수 있는 한계치가 바닥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소독 성분을 완벽하게 날려 보낼 수 있습니다.
결국 물을 담아두는 것은 표면을 통해 기체를 서서히 확산시키는 방법이고, 물을 끓이는 것은 온도를 높여 기체의 용해도를 떨어뜨리고 분자 운동을 극대화해 강제로 배출시키는 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