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간경화에서는 알코올 대사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해독 능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술을 다시 마셨을 때의 대사는 질적으로 크게 변합니다.
병태생리 측면에서 보면, 알코올은 주로 간세포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와 미세소체 에탄올 산화계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전환된 뒤, 다시 아세트산으로 대사됩니다. 그러나 간경화가 진행되면 정상 간세포 수가 감소하고, 섬유화로 인해 간 내 혈류 구조가 왜곡됩니다. 이로 인해 첫째, 알코올을 처리할 수 있는 효소 작용이 감소하고, 둘째, 문맥-전신 단락(portosystemic shunt)이 형성되어 간을 거치지 않고 전신으로 알코올이 바로 유입되는 비율이 증가합니다.
임상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납니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빠르게 상승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 같은 독성 중간산물이 충분히 분해되지 못해 조직 독성이 증가합니다. 또한 간세포 손상이 급격히 악화되어 급성 악화(acute-on-chronic liver failure)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는 황달 악화, 복수 증가, 간성 뇌증(hepatic encephalopathy), 신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태입니다.
질문하신 “독성으로 남는가”에 대해서는, 완전히 대사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보다 훨씬 느리고 불완전하게 처리되며 그 과정에서 독성 물질 축적과 전신 노출이 크게 증가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특히 간을 우회하는 혈류 때문에 ‘간에서 해독되지 않은 상태로 전신에 퍼지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몇 개월 금주 후 다시 음주를 시작하면 간이 회복되어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간에서는 금주로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는 있어도, 다시 음주하면 손상 속도가 훨씬 가속됩니다. 실제로 간경화 환자에서 재음주는 생존율을 유의하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리하면, 말기 간경화에서의 음주는 “해독이 안 된다”기보다 “비효율적이고 불완전하게 처리되면서 전신 독성 노출이 크게 증가하는 상태”이며, 소량이라도 임상적으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근거로는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EASL(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alcohol-related liver disease guideline, AASLD(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cirrhosis management guideline에서 동일한 방향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