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상진 한의사입니다.
어려서부터 척추에 얼음을 넣어둔 것처럼 등과 허리가 시리고 아프셨다니 그동안 고생이 정말 많으셨겠습니다. 다친 적이 없는데도 지속되는 이러한 증상은 한의학적으로 몇 가지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은 신양허(腎陽虛)입니다. 한의학에서 척추와 허리는 신장 기운이 주관하는 영역인데 신장의 따뜻한 양기가 부족해지면 몸 안의 음한(陰寒)한 기운이 몰려 시림과 통증을 유발합니다. 마치 겨울철에 보일러가 잘 돌지 않아 방바닥이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그러셨다면 타고난 선천적인 양기가 조금 부족한 편일 수 있습니다.
질문해주신 것처럼 스트레스와 성향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내향적이고 평소 근육 긴장도가 높으신 편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한곳에 정체되는 기체(氣滯)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기가 막히면 혈액 순환도 함께 정체되는데 신체의 뒤쪽 흐름을 담당하는 방광경과 독맥의 기혈 순환이 막히면서 등과 허리가 단단하게 굳고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긴장으로 근육이 수축되면 혈류량이 줄어들어 환부의 냉감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통즉불통(通則不痛)이라 하여 소통되면 아프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겪고 계신 증상은 단순한 심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선천적인 체질과 후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기혈 정체가 결합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몸을 따뜻하게 대펴주고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한약 치료나 침구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가까운 한의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평소에는 따듯한 물을 자주 드시고 척추 주변을 온열 찜질로 부드럽게 이완시켜 주는 거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