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라면 물리학 + 화학 + 생명과학 + 세계시민과 지리로 갈 것 같습니다.
다만 핵심은 “과학을 3개 들었으니 유리하다”가 아니라, 물리·수학·정보를 중심으로 성적과 활동을 꾸준히 만드는 것입니다.
두 사회 과목 중에서는 저는 세계시민과 지리를 추천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째, 이미 잘하는 과목입니다.
전교 상위권도 틀린 지리 문제를 모두 맞힐 정도라면,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실제 성취 가능성이 확인된 과목입니다. 선택과목은 전공 관련성도 보지만 결국 성적과 수업 안에서의 탐구가 중요하기 때문에, “AI 윤리와 연결될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더 어려울 수 있는 과목을 고르는 것보다 훨씬 실속 있습니다.
둘째, 지리는 IoT와 연결하기 좋습니다.
IoT는 센서로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를 실제 공간에서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시티 교통량 분석, 학교 주변 미세먼지 측정, 침수 위험 지역 센서, 주차 공간 안내, 배송 경로 최적화, 농업 센서 같은 주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계시민과 지리에서 배운 공간·환경·인구·도시 문제를 IoT 센서 데이터와 연결하면, 학생부에서도 “게임 좋아해서 지리 잘함”을 넘어서 공간 데이터를 이해하는 IoT 관심 학생이라는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윤리와 사상은 AI 윤리와 자동으로 연결되는 과목은 아닙니다.
AI 윤리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좋은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윤리와 사상은 철학자와 윤리 사상을 깊게 다루는 과목에 가깝습니다. “AI 시대니까 윤사”라는 이유만으로 고르면 생각보다 수업 내용과 기대가 다를 수 있습니다. AI 윤리 관심은 나중에 독서·발표·탐구활동에서 별도로 보여주는 편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학 2개 + 사회 2개가 무조건 메리트가 없다는 말은 너무 단정적입니다.
IoT·IT융합공학 계열에서 가장 중요한 축은 보통 물리학, 수학, 정보입니다. 과학 3개를 골랐다는 사실 자체보다 물리학을 제대로 이수하고, 이후 기하·미적분Ⅱ·정보·인공지능 기초·데이터 과학 같은 과목을 학교 개설 상황에 맞춰 이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수학에는 기하·미적분Ⅱ·인공지능 수학이, 정보에는 인공지능 기초·데이터 과학이 진로 선택과목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지는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1. 공학 진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고 싶다
물리학 + 화학 + 생명과학 + 세계시민과 지리
→ 지금 말씀하신 안입니다. 성적을 충분히 유지할 자신이 있다면 가장 무난합니다.
2. 성적이 과학 3개 때문에 크게 흔들릴 것 같다
물리학 + 화학 + 세계시민과 지리 + 윤리와 사상
→ 이것도 절대 이상한 조합은 아닙니다. 특히 사회가 과학보다 실제 점수가 5점 정도 높게 나온다면, 무리하게 생명과학까지 끌고 가다가 전체 내신을 낮추는 것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3.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물리학은 가능하면 꼭 가져가고,
수학에서는 대수·미적분Ⅰ을 탄탄히 한 뒤 기하·미적분Ⅱ까지 이어가고,
정보·인공지능 기초·데이터 과학이 개설된다면 우선순위를 높게 두는 것입니다.
서울대가 공개한 2028학년도 전공 연계 과목 안내도 자연·공학 계열에서 기하와 미적분Ⅱ, 과학 진로선택 과목의 이수를 권장하고 있으며, 일부 모집단위는 물리학 같은 특정 과학 과목을 우선 이수하도록 안내합니다. 다만 이것은 지원 자격 자체가 아니라 평가 때 보는 권장 방향이므로, 본인이 지원할 2029학년도 모집요강은 나중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사회 한 과목은 세계시민과 지리,
과학에서는 물리학을 중심,
진짜 승부 과목은 수학과 정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세계시민과 지리를 고른 뒤에는 이런 식의 탐구를 하나 만들어 보세요.
“우리 지역의 버스 정류장 혼잡도를 센서·공공데이터로 분석해 대기시간을 줄이는 IoT 시스템”
“교실 온습도·CO₂ 데이터를 측정해 쾌적한 학습 환경을 만드는 IoT 장치”
“집중호우 때 침수 위험을 알리는 수위 센서 시스템”
이런 주제는 지리, 물리, 정보, IoT 진로가 한 번에 연결됩니다.
지금 고민을 늦게 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고1 때 이렇게 과목 선택 이유까지 생각하는 학생이면 충분히 잘 준비하고 있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