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삼시 세끼 잘 챙겨주시고 정성껏 돌봐주셨는데 갑자기 사라져서 더 야속하고 걱정되실 것 같습니다.
우선 질문 주신 내용에 대해 짚어보고, 지금 상황에서 보호자님이 더 해보실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3개월 차에 스스로 독립한 걸까요?
아닙니다. 3개월은 스스로 '스스로 갈 길을 찾아' 완벽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고양이는 보통 생후 34개월부터 독립심이 강해지기 시작하지만, 영역을 완전히 떠나는 자연스러운 독립(분가)은 대개 생후 5~6개월 이후에 일어납니다. 특히 마당에서 밥과 간식을 풍족하게 주던 환경이었다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안락한 보금자리를 버리고 멀리 떠났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2. 그럼 아이들은 왜 안 보이는 걸까요?
현재로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 호기심이나 무언가에 놀라 영역을 살짝 이탈했다가 길을 잃음: 3개월 차는 호기심이 폭발하고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시기입니다. 벌레나 다른 동물을 쫓아 마당 밖으로 나갔다가 너무 멀어져 집을 못 찾아오고 있을 수 있습니다.
• 다른 성묘나 동물(들개 등)의 위협을 피해 숨음: 위협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좁고 어두운 곳에 숨어 며칠 동안 소리도 내지 않고 굳어 있기도 합니다.
지금 바로 더 해보실 수 있는 조치
아직 3일 차라면 아주 늦지 않았습니다. 마당에서 자란 아이들이기 때문에 집 근처 반경 50~100m 이내에 숨어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① '밤 11시 ~ 새벽 4시' 사이에 집중 수색!!
낮에는 사람들의 소리, 자동차 소음 때문에 겁을 먹어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 주변이 완벽히 조용해진 심야 시간에 평소 밥 줄 때 내던 소리(사료 캔 두드리는 소리 등)나 평소 목소리 톤으로 이름을 부르며 찾아보세요. (불안해하는 날카로운 목소리는 아이들을 더 숨게 만듭니다.)
• 숨어서 소리도 못 내고 있을 수 있으니, 손전등을 들고 차량 밑 깊숙한 곳, 풀숲, 담벼락 틈새, 배수구 안쪽을 비춰보세요. 고양이 눈이 빛에 반사되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② 어미 고양이와 남은 새끼의 '냄새' 활용하기
고양이는 후각이 예민합니다. 멀리 가지 못했다면 익숙한 냄새를 맡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 마당 구석이나 아이들이 자주 머물던 자리에 아이들이 쓰던 담요나 방석, 그리고 어미 고양이의 냄새가 묻은 물건을 놓아두세요.
• 사용한 고양이 모래(소변이 묻은 것)를 마당 주변이나 길목에 조금씩 뿌려두는 것도 집을 찾아오는 이정표가 됩니다. (단, 냄새가 강한 캔 사료를 밖에 열어두면 다른 길고양이나 들개가 와서 아이들이 겁먹고 못 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③ 이웃 주민들에게 알리고 협조 구하기
아이들이 이웃집 창고, 보일러실, 혹은 닫힌 마당 구석에 갇혀 있을 확률이 있습니다.
• 근처 이웃분들께 "3개월 된 새끼 고양이 3마리를 잃어버렸는데, 혹시 창고나 마당 구석에 갇혀 있거나 지나가는 걸 보시면 꼭 연락해 달라"고 사진과 함께 연락처를 돌려놓으세요.
④ 포인핸드 앱 및 지역 커뮤니티 글 게시
보호소에 직접 전화해 보신 건 정말 잘하셨습니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으로도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 포인핸드: 실종 등록을 해두면 주변 지역 사람들이 제보를 보낼 수 있습니다.
• 당근마켓 / 지역 네이버 카페: "고양이를 찾습니다"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리면 동네 주민분들이 길 가다 발견하고 제보해 주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엄마 고양이도 아이들을 찾느라 마음이 많이 상했을 텐데, 남은 한 마리와 엄마 고양이도 잘 추스르시면서 부디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마당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길눈이 아예 없지는 않을 테니, 꼭 무사히 보호자님 품과 엄마 곁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