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물 분자는 중심에 있는 산소 원자가 두 개의 수소 원자와 각각 단일 공유 결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때 산소 원자는 결합에 참여하지 않은 비공유 전자쌍 두 쌍을 추가로 가지게 되어, 중심 원자 주변에는 총 네 쌍의 전자쌍이 존재합니다. 원자가전자쌍 반발 이론에 따르면 이 전자쌍들은 서로 밀어내며 가장 멀리 떨어지려고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정사면체 형태를 이루어야 하지만, 공유 전자쌍보다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비공유 전자쌍들이 공유 전자쌍을 강하게 압박합니다. 이 반발력으로 인해 결합각이 정사면체의 기본 각도인 109.5도에서 104.5도로 줄어들며, 물 분자는 직선형이 아닌 아래로 꺾인 굽은 구조를 띠게 됩니다.
이러한 굽은 구조는 물이 강한 극성을 띠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입니다. 산소는 수소보다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인 전기음성도가 훨씬 크기 때문에, 공유하고 있는 전자쌍들이 산소 쪽으로 크게 치우칩니다. 이로 인해 산소는 부분적인 음전하를, 수소는 부분적인 양전하를 가집니다. 만약 물 분자가 양방향으로 대칭을 이루는 직선 구조였다면 이러한 전하의 치우침이 서로 상쇄되어 무극성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104.5도로 굽어 있는 구조 때문에 전하의 쏠림이 상쇄되지 않고 산소 방향으로 집중되면서, 분자 내에 음극과 양극이 뚜렷하게 나뉘는 강한 극성을 형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