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식물은 꽃가루를 많이 만듭니다. 대부분은 암술에 닿기도 전에 땅에 떨어집니다. 그 꽃가루가 화석이 되어 지층에 남기도 해요. 화석에 남은 꽃가루의 형태와 무늬를 조사하면 그것이 어떤 식물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같은 시대에 자랐던 나무 종류부터 당시의 기온까지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약 1만 년 전에 살았던 ‘담자리꽃나무’라는 고산식물의 꽃가루를 땅속에서 엄청나게 많이 발견했어요. 담자리꽃나무는 추운 곳에 사는 식물입니다. 담자리꽃나무가 넓은 지역에 걸쳐 발견된다면 그 시대가 어느 정도 추웠는지 알 수 있어요. 먼 옛날 지구의 환경도 꽃가루 화석으로 알 수 있어요. 서울 청계천과 경기 파주 등에 있는 습지 땅바닥에서 나온 꽃가루 화석을 분석하니 약 8000년 전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활엽수와 겨울에도 늘 푸른 침엽수의 꽃가루였어요. 당시가 지금보다 기온이 더 낮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지요. 이처럼 작은 꽃가루 하나로 여러 사실을 알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