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비행기 창문은 왜 둥근 모양으로 설계되어 있을까요?

건물 창문은 대부분 네모인데, 비행기 창문은 항상 둥글거나 타원형이더라구요. 디자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형태를 쓰는지 궁금해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디자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이유라고 짐작하신 게 정확해요. 비행기 창문이 둥근 건 사람 목숨이 걸린 안전 문제이고, 여기에는 실제로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고가 얽혀 있어요.

    핵심은 모서리에 힘이 집중되는 현상이에요. 네모난 창문은 날카로운 직각 모서리가 네 개 있잖아요. 물체에 힘이 가해질 때 이런 뾰족한 모서리에는 힘이 유독 한 점으로 몰려요. 같은 힘이라도 평평한 곳에 퍼지면 견딜 만한데, 날카로운 모서리에 집중되면 그 부분이 버티지 못하고 균열이 시작되거든요. 종이를 찢을 때 가위집을 살짝 내고 당기면 쉽게 찢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모서리가 균열의 출발점이 되는 거예요.

    비행기에서 이게 왜 치명적이냐면, 높은 고도에서는 기내와 바깥의 압력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에요. 비행기는 만 미터 상공을 나는데 그 높이의 바깥 공기는 아주 희박해요. 그래서 승객이 숨 쉴 수 있도록 기내에는 압력을 높여 공기를 채워넣거든요. 그러면 기내 압력이 바깥보다 훨씬 높아서 비행기 동체가 마치 풍선처럼 바깥으로 빵빵하게 부풀려는 힘을 받아요. 이 힘이 창문 둘레에도 계속 가해지는데, 창문이 네모나면 그 직각 모서리에 힘이 집중되면서 금이 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건 실제 역사에서 증명된 사실이에요. 1950년대에 세계 최초의 제트 여객기였던 코멧이라는 비행기가 있었는데, 이 비행기에 네모난 창문이 달려 있었어요. 그런데 운항한 지 얼마 안 되어 공중에서 동체가 갈라지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어요. 조사해보니 네모난 창문 모서리에서 시작된 작은 균열이 비행을 반복하며 압력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자라났고, 결국 그 균열이 동체 전체로 번져 비행기가 산산조각 난 거였어요. 이 사고를 계기로 창문 모서리의 위험성이 밝혀졌고, 그 뒤로 모든 여객기 창문이 둥근 모양으로 바뀐 거예요.

    둥근 창문이 안전한 이유는 모서리가 없어서 힘이 한 점에 몰리지 않고 창틀 둘레로 고르게 분산되기 때문이에요. 힘이 골고루 퍼지니까 특정 지점에서 균열이 시작될 빌미를 주지 않는 거예요. 압력이 아무리 강하게 작용해도 둥근 곡선을 따라 힘이 흩어지니까 훨씬 안전하게 버틸 수 있어요.

    건물 창문이 네모여도 괜찮은 건 건물은 안팎의 압력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모서리에 집중되는 힘 자체가 작으니 네모난 창문을 써도 문제가 없는 거예요. 결국 비행기 창문이 둥근 건 극심한 압력 차이를 견뎌야 하는 환경에서 균열을 막기 위한 필수 설계인 거랍니다. 무심코 지나친 둥근 창문 하나에 이런 안전의 역사가 담겨 있는 셈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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