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이 모두 뿔 달린 투구를 썼다는 것은 실제 유물과는 거리가 있는 이미지입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바이킹 시대의 투구는 머리를 보호하는 둥근 형태가 중심이고, 전투 중 걸리거나 부딪힐 수 있는 뿔은 실용적이지 않아 일반적인 전투용 장비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오해는 19세기 유럽의 낭만주의와 중세·북유럽 신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예술가들이 고대 게르만족과 북유럽 신화를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뿔 장식을 더했고, 특히 1876년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공연에서 디자이너 카를 에밀 되플러가 뿔 달린 투구를 의상에 사용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로 굳어졌습니다. 이후 삽화, 연극, 영화, 만화가 이를 반복해 보여 주면서 실제 역사처럼 받아들여진 것이죠.
물론 다른 지역의 의례용 뿔 장식이나 뿔처럼 보이는 장식물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바이킹 전사가 모두 뿔 투구를 썼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뿔 투구는 역사적 고증이라기보다 19세기 예술과 대중문화가 만든 상징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