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면 모낭을 중심으로 붉은 구진과 농포가 산재해 있고, 일부는 군집을 이루며 각질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부위가 체간(몸통)으로 보이는데, 이 패턴과 경과를 종합하면 말라세지아 모낭염(Malassezia folliculitis)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앞서 두피 관련 얘기에서도 나온 그 진균인데, 두피뿐 아니라 피지선이 많은 가슴·등·어깨에도 똑같이 모낭에 침범합니다.
특징적인 점은 여드름처럼 생겼지만 면포(블랙헤드, 화이트헤드)가 거의 없고, 가렵다는 것입니다. 일반 여드름은 잘 안 가렵거든요. 긁으면 하얀 각질이 떨어지는 것도 진균성 모낭염에서 자주 보이는 소견입니다. 3월에서 4월부터 시작됐다고 하셨는데, 봄부터 기온·습도가 오르면서 Malassezia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것도 시기와 맞아떨어집니다.
다만 사진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세균성 모낭염이나 체부 여드름, 드물게는 접촉성 피부염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세균성이라면 항생제가 필요하고, 진균성이라면 항생제를 써도 전혀 낫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에 구분이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것은 케토코나졸(ketoconazole) 성분 샴푸를 바디워시처럼 사용하는 겁니다. 샤워 시 해당 부위에 바르고 3분에서 5분 정도 두었다가 헹구는 방식으로 1주에서 2주 써보시면 진균성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가늠이 됩니다. 단, 이미 두 달 이상 지속되고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피부과 진료를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경구 항진균제나 국소 치료제를 적절히 쓰면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