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해주신 양상은 단순 설사라기보다는 지방변(steatorrhea)에 가까운 형태가 일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변이 물에 뜨고, 기름진 느낌이 있으며, 휴지에 노란색 잔여물이 묻는 경우는 장에서 지방 흡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 흔히 나타납니다. 다만 현재처럼 완전한 수양성 설사가 아니고 “묽지만 형태가 일부 있는 상태”라면 기능성 장질환, 특히 과민성 장증후군과 동반된 장 운동 이상도 함께 고려됩니다.
병태생리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장 운동 이상입니다. 과민성 장증후군에서는 장 연동운동이 과도하거나 불규칙해지면서 음식물이 충분히 흡수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 묽고 기름진 느낌의 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흡수 장애입니다. 담즙 분비 이상, 췌장 효소 부족, 소장 점막 기능 저하 등이 있으면 지방이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어 “뜨는 변”과 “기름기”를 유발합니다. 다만 젊은 연령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했다면 후자보다는 전자가 더 흔합니다.
“복통 후 배변 → 배변 후에도 한동안 지속되는 통증”은 과민성 장증후군의 전형적 패턴과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장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통증이 발생하고, 배변 후에도 장 경련이 바로 풀리지 않아 몇 분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기존에 과민성 장과 소화불량 병력이 있다면 기능성 원인이 우선적으로 의심됩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단순 기능성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변이 지속적으로 기름지고 악취가 심해지는 경우,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기름막이 변기에 남는 경우, 또는 설사 양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췌장 외분비 기능 저하, 담즙 관련 질환, 흡수 장애 질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자극적인 음식, 고지방 식이, 카페인, 유제품 섭취를 줄이고 경과를 보는 것이 1차적입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악화되면 대변 지방 검사, 췌장 효소 검사, 필요 시 복부 영상검사까지 고려하는 것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