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화장품 중심이었던 K-뷰티를 넘어, 보툴리눔 톡신(주름 주사), 필러, 고주파·초음파 레이저 장비 등 'K-메디컬 에스테틱(미용 의료)'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흐름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막대한 경제적 기회라는 긍정적 시각과, 국내 의료 생태계 교란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미용 시술 트렌드가 가장 빠르고 대중화된 나라로 국내 의료진의 정교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레이저 기기나 스킨부스터 등은 글로벌 탑티어 수준으로 화장품보다 마진율과 부가가치가 훨씬 높습니다.
또한 미용 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이는 단순히 병원 매출에 그치지 않고 관광, 숙박, 면세점, 그리고 홈뷰티 디바이스 및 화장품 산업까지 통째로 견인하는 효과를 내며,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로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수요가 확실한 미래 성장 동력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제 논리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필수 의료 붕괴와 기형적 성장에 대한 우려도 높습니다.
가장 심각하게 지적되는 문제로 의료 인력의 미용 쏠림 현상 있습니다. 소아과, 산부인과, 외과 등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필수 의료' 분야는 수가 문제와 고된 노동으로 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미용·피부 성형 분야로 젊은 의사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실정으로 미용 의료가 국가 대표 산업이 될수록 이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 R&D 자금이나 우수 인재가 난치병 치료제, 신약 개발 같은 근본적인 바이오 헬스케어보다 당장 돈이 되는 미용 기기나 톡신 개발에만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미용 의료가 한국의 대표 산업이 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버는 만큼 필수 의료를 지탱할 수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정부와 사회가 미용 의료 산업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되, 여기서 발생하는 부와 세수를 소외된 필수 의료 인프라 개선 및 수가 정상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훌륭한 효자 산업이 될 수 있겠으나 미용 시장만 기형적으로 비대해진다면 국민 건강의 근간이 흔들리는 부작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