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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냥냥
움냥냥

강박증/결벽증인지 그냥 예민한건지 모르겠어요. (글이 길어요)

성별
여성
나이대
23

[상황]

제가 대학생때 자취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자취방 창문 구조가 조금 이상하게 되어있어서, 항상 틈으로 벌레가 들어오곤 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자주 보인게 거미였는데요. 어느정도냐면, 자고 일어나면, 제 팔에 거미 시체가 놓여있고. 밥 먹을때 제 발 밑에서 거미가 지나다니고. 블라인드에도 새끼거미 몇마리들이 자주 붙어있고 그랬어요. 며칠동안 집 비우고 온 날에는 하루에 거미 12마리를 잡은적도 있어요. 베개 밑에서, 이불 밑에서, 싱크대에서, 창문에서, 화장실에서, 책상 밑에서. 장소는 다양했구요.

전 이게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정말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거미거든요. 자취하다보니 혼자서 벌레를 잡아야만 했고, 학교 끝나고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웠어요. 집 계약은 남아있고.. 아무튼.. 그래서, 매일 거미를 잡고 청소하는게 습관이 되었어요. 안그래도 집에 벌레 많은데.. 바깥에 있는 벌레들까지 데려오고 싶진 않아서.. 외출 후에는 신발장에서 옷을 다 벗어서 바로 세탁기에 넣어 세탁하고, 샤워하는 게 루틴이 되었어요.

이후에는 현관문 닫는것까지 신경쓰게 되었구요. 문을 덜 닫았다가 바깥에서 벌레가 들어올까봐 신경쓰던게.. 좀 심해져서.. 제가 제 집 현관문을 여러번 열었다 닫았다하면서 확인하고, 그 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찍어서 남겨놔야 안심이 됐어요. 이게 확장돼서.. 가스불이랑 전등까지 신경쓰게 됐구요.

어찌저찌 자취를 마치고 본가로 다시 내려와서 가족들이랑 생활하게 됐을때, 제 증상이 더 심해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나만 깨끗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제 방만 청소하고, 제 옷을 특히 더 여러번 세탁하고, 자주 샤워하는 정도 였는데요.. 나중에는 제가 가족들 생활까지도 간섭하고 있더라구요.. 청소는 이렇게 해야한다.. 옷은 이렇게 빨아야한다.. 그거하고 손씻으세요..그건 이렇게 정렬하세요.. 등등..

상황설명이 길어졌는데요.. 원인은 이렇구요. 제 증상을 적어볼게요.

[증상]

  • 직장에 있을때를 제외하고, 집에서는 하루종일 청소만 함.

  • 무언가를 정리할 때, 어떤 제품인지 사용은 어떻게 하는지 등 전부 써서 붙여놓고 줄 맞춰서 간격 같게 하여 정리해놔야 함.

  • 집 안 전등 스위치 누르기 전 항상 알콜솜으로 스위치 소독함.

  • 화장실 변기에 휴지 깔아놓고 볼일 본 후, 무조건 샤워

  • 샤워 전에는 어느정도 오염돼도 버틸 수 있지만, 샤워 후 내 몸에 사소한 거 하나라도 닿으면 못버티고 다시 샤워해야 함.

  • 냄새나는 공간에 들어갔다 나오면, 몸과 옷과 콧속이 오염되었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스트레스 받음

  • 무언가를 만지고 난 후 반드시 손을 씻음

  • 화장실에 한 번 들어갈때마다 기본 5번씩 손을 씻음(어깨까지)+발과 허벅지까지

  • 수건 같이 사용 못 함

  • 한 번 입은 옷은 무조건 세탁해야 함 (잠옷 포함)

  • 폐트병이나 캔은 겉을 알콜솜으로 소독한 후 마심.

  • 매일매일 방에 놓인 물건들을 알콜솜으로 소독함.

  • 내가 설거지하고 내가 빨래해야 마음이 놓임

  • 사람들이랑 같이 먹는 음식 못 먹음.

  • 매일 3번 샤워

  • 다른 사람 콧김+입김 다 닿는거 싫어함

  • 다른 사람 손으로 내 물건이나 내 몸을 만지는 것을 싫어함.

    *물건 자체가 더럽다고 느끼기보단, 그 사람이 어디서 뭘 만졌는지 모르는 손으로 물건을 만져서 오염시켰다는 생각이 큼.

  • 사람들이랑 악수 후 손씻음

  • 공용물건은 반드시 알콜 소독후 만지고, 스위치 같은 경우에는 소독후 손등으로 누름.

> 제가 더럽다고 느끼는 것들을 알콜솜으로 닦아보면 실제로도 먼지가 묻어나와요. 매일 닦아도요. 그래서인지.. 내가 더럽다고 느끼는게 그냥 내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더러운게 맞구나 라는 생각이 깔려있어요. 그렇다보니, 내가 오염되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버티지 못하고 바로 씻어내야해요. 바로 씻거나 세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화가 너무 나서.. 제가 진짜 평소에 욕을 절대 안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진짜 욕이 나올정도로 화가 너무 너무 나요.. 스스로 머리카락을 뜯을정도로 너무 화가 나요. 깨끗해지면 다시 화가 싹 사라지고요..

혼자서만 깨끗하게 사는거고 스스로에게 엄격한거면 상관없을텐데... 제가 다른 사람들 위생상태까지 신경쓰고 간섭하는 모습을 보니.. 이건 아닌거같아서.. 문제인거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그냥 청결에만 특히 예민한 성격인건지.. 아니면 강박증 결벽증 그런건지.. 잘 모르겠어요. 증상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정신과를 가야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어떤 약을 처방해주시는지도 궁금합니다ㅠ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김수비 의사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증상은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강박장애는 반복적이고 불편한 생각(강박사고)과, 그에 따른 반복적인 행동(강박행동)을 특징으로 합니다.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집안에서 청소와 위생에 대한 강박적인 걱정, 물건이나 사람의 오염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은 강박사고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요. 또한, 자주 샤워하고 손을 씻거나, 공용물건을 소독하는 등의 행동은 강박행동의 일종이구요

    OCD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반복적인 행동(손 씻기, 물건 소독하기), 불안감(오염에 대한 걱정, 더러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정리나 청소에 대한 강박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이 일상적인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하게 돼요

    이러한 강박적인 행동이나 생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진다면,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 및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과에서는 인지행동치료(CBT)나 약물치료를 통해 강박장애를 치료할 수 있어요

    약물 치료에는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라는 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SSRI 계열의 약물은 불안감과 강박적 사고를 줄여주는 데 효과적이에요. 대표적으로는 플루옥세틴(프로작), 세르트랄린(조난), 에스시탈로프람(리셉트) 등이 사용되구요.

    약물은 정신과 의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해야 하며, 약물 외에도 인지행동치료(CBT)가 병행될 때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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