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화에 대한 생각은 왜 분산화가 필요한가에서 출발한다고 봅니다. 대부분 토큰 이코노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시니 개발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암호화폐의 근본 개념은 무엇일까요? 암호화폐라고 하지만 사실은 남의 컴퓨팅 파워를 빌려 쓰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컴퓨팅 파워 렌탈 서비스가 클라우드죠. 아마존도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있고 국내에서는 KT가 대표적입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도 충분히 싼데 왜 암호화폐는 남의 컴퓨팅 파워를 빌려쓸까요?그건 클라우드보다 암호화폐의 컴퓨팅 파워가 휠씬 싸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비트코인의 개념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이더리움의 경우 백서에 보면 World Computer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가상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죠. 그걸 내가 다 컴퓨터를 사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의 블록체인을 설치하면 되는 것이죠.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대가로 암호화폐를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산화는 왜 필요할까요? 그것은 특정 컴퓨터가 컴퓨팅 파워를 독점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컴퓨터가 공정하게 경쟁을 하고 경쟁을 통해 제공된 컴퓨팅 파워의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공정 경쟁에서 누구나 이기고 싶기 때문에 더 좋은 컴퓨터, 더 좋은 그래픽카드, 더 좋은 CPU에서 아예 전용 해시 파워 기기를 만들자해서 ASIC 기계까지 나오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기심과 욕심이 컴퓨팅 파워 독점을 막기 위해 제어 해놓은 안전장치를 풀어버린 결과를 만든 것이죠.

그 이후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하는 블록체인은 ASIC으로 채굴이 안되게 하거나 채굴을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알고리즘으로 채굴을 대신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다시 발생합니다.

처음에 말씀 드린 것처럼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대가로 암호화폐를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3세대 블록체인들 중에는 컴퓨칭 파워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몇몇 노드나 몇몇 참여자들이 독점을 하고 있죠. 그렇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3세대 블록체인들이 분산화 보다는 대중화라는 기치 아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익에 너무 혈안이 된 것이 아닐까 의심을 받을만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있다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탐욕이 삼켜버린 기술, 저자 이병욱" 도서를 한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사실의 문제라기 보다는 견해의 차이이자 사고의 다름에서 발생하는 의견충돌입니다.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 사회주의를 택하는 국가와 사회가 있는 것처럼 탈중앙화와 중앙화를 바라보는 시각이기에 누가 사실이고 진리인가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