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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 사용자
탈퇴한 사용자22.02.24

한 자로 끝나는 시도 시인가요?

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시 중에서도 파격적인 시를 좋아하는데요.

궁금한 것은

하나의 글자로만 된 시도 시로써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요?

또 궁금한 것은 제가 쓴 시를 지우개로 다 지우고 빈여백만을 만들어서 시집을 내게 된다면

시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특이한 시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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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의 개수3개의 답변이 있어요!
  • Soulace
    Soulace22.02.24

    안녕하세요. 유병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시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인간이 예술이라 지정해 놓은 범주는 사실상 제한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변기 (그것도 직접 만든것이 아닌 기성품) 하나 갖다 놓고 그걸 예술작품이라 전시된 케이스도 있죠.

    마르셀 뒤샹의 작품 - 샘 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기엔 뭔 이런 해괴한걸 작품이랍시고 내놓은거냐 하겠지만,

    그저 그 변기만 내놓았으면 그걸 예술작품이라 안했을건데, 작품 이름을 "샘" 이라 표현해놓은것이 포인트였죠.

    누구나 처음에 볼땐 이게 뭐야 하다가 샘 이라는 작품 제목 보고는 피식 웃으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아이디어를 그리 낸것에 대해 인정한다고 할까요?

    즉, 예술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하는것은, 그 작품이 멋지고 예쁘고 잘 만들어져야만 하는건 아니란겁니다.

    그것을 보고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 프로세스가 곧 그 작품의 존재 의미가 된다고 봅니다.

    현대예술이 점차 그런쪽으로 방향을 가고 있고요.

    즉, 예술은 보는이가 그것을 어찌 받아들이고 어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정해지는 성격이 강한것이지요.

    작가가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그린 그림이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그려 표현되었다 치죠.

    그것을 본 관객중, 일제 시대때 박해 받고 안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사람에게는 그 작품 보면서 자꾸 욱일기 보는것 같아 기분 나쁘고 보기에도 몸서리 쳐지는 느낌이 난다 하면, 그건 그사람에겐 예술 작품이 아닌, 끔찍한 협박도구가 될뿐입니다.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다 해도요.

    무엇을 말씀드리고자 하는것인지 아실겁니다.

    님이 단 한글자로 이루어진 시, 또는 백지로 이루어진 시집은 가능한가 하는 발상을 하신것은 매우 참신해보입니다.

    다만, 이름없는 무명의 작가가 그런 백지책을 시집이라 내놓으면, 아마 백에 아흔아홉은 이게 뭐냐. 이걸 돈주고 사란거냐 욕을 할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만일 공자나 맹자가 백지로 된 책을 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여기에 적어두었다. 하면...

    사람들은 그사람의 그간의 공적과 인격을 믿고, 이사람이 무언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 이런 아무것도 안쓴 책을 내놓았을텐데... 하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게 될 것이고, 그와중에 어떤이들은, "세상사 공수래 공수거" 로 해석을 할것이고, 어떤이들은 "마음을 백지처럼 비우면 그동안 안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이런식으로 갖가지 해석들이 나오게 되겠지요.

    그 작품을 보는이들이 그것을 어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것이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경향이 크다 봅니다.

    뒤샹의 저 샘이란 작품도 나왔을때는 비평가들의 갖은 비난에 시달렸습니다만, 그 비난이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작품이란 눈에 보기에 아름다운 것" 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는 프론티어 정신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 님의 발상에 매우 흥미가 갑니다.

    다만, 프론티어정신을 쫒으며 남과 다른 시도를 해오다가 제가 겪어온 굴곡많은 생활이 너무도 고되고, 두번다시 그런 시간 다시 겪으라하면 자신이 없기에, 님도 주변인들에게 비슷한 경험 당하시게 되지않을까 그것이 좀 걱정되긴 합니다만, 님의 새롭고 남과 다른 발상에 기꺼이 지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 안녕하세요. 이기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시의 영역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시의 정형적인 형태가 해체된 시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인정되고 있는 가장 짧은 시는 '하이쿠 시'로 5/7/5의 열일곱 글자로 된 일본의 시가입니다.

    단 한 글자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표현할 수 있고, 빈 여백만으로도 뜻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도 시가 될 수 있다고는 하나, 시의 특성상 음악성이라는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단 한 글자나 빈 여백만으로는 시로서 평가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아직 그런 시를 본 적이 없으니 님께서 한번 시도해보셔서 공감을 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안녕하세요. 천지연 육아·아동/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시 라는 것은 시를 적는 것은 한 글자로 한 구절의 타당함을 도와야 합니다 그렇기에 알맹이 없는 시는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없기에 시는 내면의 깊이가 진해야 하며 오래 도록 머릿속에 마음의 울림을 주는 글 이라면 더욱 좋겠죠 시는 변하기도 해야겄지만 그 틀을 벗어나 변하지도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