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패턴이 꽤 구체적이라 몇 가지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오전엔 괜찮다가 정오 이후에 두통, 무기력, 심계항진, 발한, 예민함이 한꺼번에 오는 것, 이 조합은 혈당 변동과 꽤 맞아떨어집니다. 아침 식사 후 혈당이 올랐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반응성 저혈당(reactive hypoglycemia)이 생기면 딱 이런 시간대에 이런 증상들이 몰려옵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땀이 나는 건 혈당이 떨어질 때 교감신경이 반응하는 거고, 두통과 집중 안 되는 느낌, 예민해지는 것도 뇌에 포도당 공급이 줄어드는 반응입니다.
수면 자체 문제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7-8시간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수면의 질이 문제일 수 있는데,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이 있으면 시간은 채워도 깊은 수면이 방해받아 낮 동안 만성적으로 이런 패턴이 반복됩니다. 코를 곤다거나, 자다가 자주 깬다거나,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날이 많다면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빈혈도 비슷한 증상을 낼 수 있어서, 지속된다면 기본 혈액검사는 해보시는 게 맞습니다.
일단 오늘부터 한번 실험해보실 수 있는 건, 아침을 정제 탄수화물 위주로 드셨다면 단백질과 복합 탄수화물 비중을 늘려보고, 점심 전에 간단한 간식을 하나 끼워 넣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오후 증상이 확연히 줄면 혈당 쪽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내과에서 기본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