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탄산음료에 멘토스를 넣으면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현상은 화학 반응이 아닌, 물질의 상태가 급격히 변하는 물리적 현상입니다. 탄산음료 속에는 제조 과정에서 높은 압력으로 밀어 넣은 이산화탄소 기체가 액체 내에 억지로 녹아 있는 과포화 상태로 존재합니다. 이 기체들은 본래 액체 밖으로 탈출하려는 성질이 있지만, 액체 자체의 표면장력을 깨고 스스로 기포 모양의 핵을 형성하려면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기포가 천천히 올라옵니다.
하지만 멘토스가 음료에 들어가는 순간 기포가 생기는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육안으로는 매끄러워 보이는 멘토스의 표면을 확대해 보면 수많은 미세한 구멍인 기공들이 뚫려 있습니다. 액체 내부에서 스스로 기포를 만드는 것보다 고체 표면의 거친 틈새를 디딤돌 삼아 기포를 형성하는 것이 에너지가 훨씬 적게 드는데, 이처럼 다른 물질의 표면을 촉매 삼아 기포의 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불균일 핵생성이라고 합니다.
결국 멘토스 표면의 미세 기공들이 이산화탄소 분자들이 쉽게 모여 가스로 성형될 수 있도록 돕는 핵생성 자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멘토스가 아래로 가라앉으며 표면의 수많은 기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균일 핵생성이 일어나고, 순식간에 수백만 개의 이산화탄소 기체 방울이 급격히 팽창합니다. 이 가스들이 병 내부의 액체를 강하게 밀어 올리면서 좁은 입구를 통해 분수처럼 격렬하게 뿜어져 나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