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처음에 특히 실력이 늘고 있다는 느낌이 잘 안 드는 취미 중 하나라서 초반에는 대부분 비슷한 구간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도 보고 포석 공부도 하는데 막상 실전에서는 계속 지니까 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초보 단계에서는 포석을 많이 외우는 것보다 왜 졌는지 한 가지라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판에서는 돌이 끊겼다, 집 계산을 못했다, 너무 욕심냈다 같은 걸 하나라도 알게 되면 그게 실제 실력으로 쌓이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바둑은 단순히 많이 둔다고 바로 느는 게임이라기보다, 복기하면서 패턴을 익히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수들도 복기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그냥 두는 것보다 왜 그렇게 됐는지를 보는 과정에서 실력이 많이 늘기 때문입니다
또 초반에는 무리하게 멋있는 수를 두려고 하기보다, 돌을 끊기지 않게 연결하고 욕심내지 않는 것만 해도 승률이 꽤 달라집니다. 초보 때는 큰 전략보다 기본 실수가 승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그리고 계속 지는 것도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바둑은 실력 차이가 조금만 나도 체감상 엄청 크게 밀리는 게임이라 배우는 시기에는 패배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어느 순간 기본 감각이 잡히기 시작하면 갑자기 이해되는 구간이 오기도 합니다
결국 바둑은 빨리 강해지는 사람보다, 꾸준히 두면서 한 판마다 하나씩 배우는 사람이 오래 가는 취미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