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부에서 이런 거 떠맡으면 진짜 막막하죠. 저도 회사 회의실 프로젝터를 몇 년 담당하면서 비슷한 삽질을 여러 번 해봤는데, 적어주신 증상만 봐도 원인이 꽤 좁혀집니다.
우선 3번 입력에서 PC 화면이 멀쩡하게 나오고 나머지가 까맣다는 건 프로젝터 본체는 고장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태블릿 신호가 프로젝터까지 아예 안 들어오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원인은 둘 중 하나예요. 태블릿 선이 꽂힌 단자 번호를 아직 못 찾았거나, 태블릿에서 영상이 애초에 안 나가고 있거나.
단자 번호는 선 뽑지 마시고 프로젝터 뒷면을 손전등으로 비춰보세요. 단자 옆에 HDMI 1, HDMI 2 이렇게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태블릿 선이 꽂힌 단자 번호를 확인하고 리모컨 Input에서 그 번호를 누르면 돼요. 각인이 안 보이면 더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 지금 PC가 쓰는 3번 자리에서 PC 선을 빼고 그 자리에 태블릿 선을 잠깐 꽂아보는 겁니다. 3번에서 태블릿 화면이 뜨면 케이블과 젠더는 정상이고 그냥 입력 번호를 잘못 고른 거였던 거고, 그래도 안 뜨면 원인이 태블릿 쪽으로 바로 갈라집니다.
경험상 이 상황은 태블릿 쪽, 그중에서도 젠더가 범인일 확률이 높아요. 갤럭시 탭 S8은 USB C 단자로 영상을 뽑을 수 있는 기기가 맞습니다. 다만 그게 되려면 젠더가 DP 얼트모드, 그러니까 DisplayPort Alt Mode를 지원해야 해요. 생김새는 똑같은데 충전이랑 데이터만 되고 영상은 아예 안 나가는 싸구려 C타입 젠더가 시중에 정말 많습니다. 저도 이걸 모르고 천 원짜리 젠더 붙잡고 한 시간 넘게 헤맨 적이 있어요. 젠더 포장이나 본체에 4K 60Hz라든가 삼성 덱스 지원 같은 문구가 없으면 일단 의심해보세요.
젠더가 제대로 된 물건이면 태블릿에 꽂는 순간 화면 위쪽에 덱스로 볼지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할지 묻는 알림이 뜹니다. 알림이 아예 안 뜬다면 설정에 들어가서 연결된 기기 항목의 삼성 덱스가 꺼져 있지 않은지 확인해보시고, 태블릿 케이스 때문에 단자가 끝까지 안 들어가는 경우도 흔하니 케이스 벗기고 다시 꽂아보세요.
무선은 솔직히 학원 환경에서 잘 안 되는 게 정상에 가깝습니다. 프로젝터 이름은 뜨는데 연결이 안 되는 건 보통 학원 공유기에 기기 간 통신 차단이 걸려 있거나, 프로젝터의 무선 기능이 미라캐스트가 아니라 전용 앱이나 별도 동글을 써야 하는 방식이라서 그래요. 수업에 매일 쓰실 거면 무선 붙잡고 있는 것보다 유선이 훨씬 마음 편합니다.
정리하는 김에 HDMI 선 양쪽 끝에 마스킹테이프 붙여서 PC, 태블릿이라고 써두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십 분이면 하는데 다음 학기 내내 편해집니다.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