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정하기 전에 하나만 세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최근 반년 동안 그램을 몇 번 켜셨는지요. 대학생 때 쓰시던 것이라면 이미 답이 나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횟수가 손에 꼽힌다면 앞으로도 비슷할 거예요.
그리고 이동용이 필요해서라는 이유라면, 사실 그램이 이미 그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그램은 같은 화면 크기에서 가장 가벼운 축이라 맥북에어보다 가벼운 모델도 있어요. 그러니 진짜 이유는 무게보다 맥으로 통일하고 싶다는 쪽에 가까울 겁니다. 그걸 인정하고 나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물으신 맥에서 어려운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어 드릴게요. 관공서나 은행에서 설치를 요구하는 보안 프로그램 일부, 한글 파일을 많이 다루는 일, 회사에서 쓰는 특정 업무 프로그램, 그리고 일부 프린터나 계측 장비의 드라이버 정도입니다.
다만 이 목록은 예전보다 많이 짧아졌습니다. 은행과 관공서는 대부분 간편인증 쪽으로 넘어갔고 웹에서 처리되는 일이 늘었어요. 한글도 맥용이 따로 있고 웹으로 여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시는 일에 그 항목이 실제로 걸리는지가 전부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하시는 분이라면 오히려 맥이 표준에 가깝습니다. 인쇄 쪽으로 파일 주고받는 일에서 불편할 것도 거의 없고요. 그래서 직업적으로는 윈도우가 걸릴 확률이 낮은 편입니다.
어쩌다 한 번 윈도우가 필요할 때는 가상 프로그램을 깔아 쓰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엔 정직한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 맥에 올리는 윈도우는 계열이 달라서 일부 프로그램은 아예 안 돌아요. 그래서 만능 대안은 아니고, 웹으로 되는 일 정도까지만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권해 드리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에어를 먼저 사시고 한 달만 둘을 같이 두세요. 그 한 달 동안 그램을 한 번도 안 켜셨다면 그때 파시면 됩니다. 노트북은 들고만 있어도 값이 떨어지고 배터리도 부풀어서, 혹시 몰라서 몇 년 보관하면 나중엔 팔 값이 거의 남지 않거든요. 한 달치 감가는 확신을 사는 값으로 충분히 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