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2145년, 지구는 아직도 ‘우리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2145년 7월 17일,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120년 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살고 있는 이 파란 별은 이미 완전히 다른 행성이 되어 있다.
1. 대기 조성 재설계 완료 (2079~2121)
이산화탄소 780ppm → 312ppm으로 강제 환원
산소 비율 27.4%로 상향 (인간 평균 폐활량 38% 증가)
평균 기온 11.8°C (산업혁명 전보다 0.3°C 낮음)
그 대가로 열대우림 94% 소멸, 기존 생태계 71% 멸종
대신 설계종 4만 3천 종이 새로 창조됨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나무, 스스로 정화하는 산호, 빛으로 소통하는 새 등)
2. 인류 실질 거주지 분포
- 지구 표면: 4.8억 명 (주로 관광·종교·전통주의자)
- 오닐 실린더 및 토러스형 우주 서식지: 187억 명
- 화성·금성 상층 대기 도시: 62억 명
- 명왕성 외곽 광산 기지·혜성 채굴선 유목민: 11억 명
- 디지털 전이생명(의식 업로드 완료자): 426억 명 (육체 없음)
총 인류 수: 690억 (생물학적 출생 통제 완전 폐지 후 91년째)
3. 지구의 법적 지위
2119년 유엔 총회 결의안 99-0-1(중국 기권)
“지구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자 자연박물관으로 지정하며,
상주 인구 5억 명 이하로 제한, 대규모 산업·군사 활동 영구 금지”
→ 사실상 지구는 ‘국립공원’이 됨
입장료 1인당 연 38만 달러 (2145년 달러 기준)
빈민은 VR로만 지구 관람 가능
4. 새로운 계급 체계
- 클래스 A: 우주 출생자 (중력 0.38g 이하에서 태어나 지구 못 밟음)
- 클래스 B: 지구 방문 허가증 소지자 (1년에 14일만 체류 가능)
- 클래스 C: 지구 영주권자 (로또 당첨 확률 0.0004%)
- 클래스 D: 지구 출생 + 지구 포기 선언자 (시민권 박탈)
- 클래스 Ω: 지구에 남겠다고 테러한 사람들의 후손 (격리 구역 생활)
이제 진짜 질문 들어간다.
2145년의 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나?
A. 지구 잔류민 (숲속 오프그리드 생태 마을, 전기·인터넷 없음)
B. 화성 헤카테스 돔 도시 117층 (인공 태양 아래서 커피 마시며 일출 감상)
C. 토러스형 서식지 “에덴-9” (인구 4천만, 자전으로 1g 중력 유지)
D. 명왕성 외곽 채굴 드론 군집 속 하나의 노드 (10년에 한 번 인간 목소리 들음)
E. 순수 디지털 존재 (당신의 의식은 7개의 행성에 분산 저장, 동시에 400개 몸으로 생활)
F. 이미 47번 죽고 부활 (현재 몸은 29번째, 첫 번째 몸은 지구 박물관에 전시 중)
당신의 국적은?
“지구”라는 나라는 2124년에 해산됐다.
이제 호적은 “출생 좌표 3D 코드 + 최초 각성 별”로 표기된다.
예: L4-7781-Κ42-토러스9
당신의 코드는 뭔가?
당신이 지구에 다시 간다면 뭘 제일 하고 싶나?
- 맨발로 흙 밟기
- 바다에 들어가기 (현재 바닷물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
- 38°C 여름 땀 흘려보기 (에어컨 없는 자연 더위)
- 밤하늘에 은하수 보기 (인공 조명 전부 제거됨)
- 아니면 그냥 “굳이?” 하고 관심 없나?
사회는 어떻게 변했나?
- 결혼 평균 기간 312년, 이혼 사유 1위: “상대가 중력 취향 바꿈”
- “조상 숭배”가 다시 유행 → 그러나 조상은 디지털 클라우드에 살아있어서 직접 전화 가능
- 종교: 신흥 종교 “테라 마더 교” (지구를 신으로 숭배, 지구 밟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
- 범죄: 누군가의 의식을 명왕성으로 강제 이주시켜 42년 지연 통신으로 고문 → “시공간 살인” 신설
- 전쟁: 2137년 “지구 쟁탈전” (지구에 다시 공장 지으려는 세력 vs 박물관 지키려는 세력, 3일 만에 끝남, 사망자 0, 대신 디지털 존재 800만 명 영구 삭제)
- 언어: 지구어(옛 영어·한국어·중국어 등) 사어 취급, 공용어는 “스타링구아 v4” (뇌직접 입력 가능)
철학적 폭탄 몇 개 더 던진다.
1. 당신의 증조할아버지가 2025년에 죽었다.
그런데 2144년에 그의 완벽한 의식 복원본이 발견됐다.
그는 “내가 진짜야, 120년 동안 냉동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당신은 그를 조상으로 예우할 것인가, 아니면 사기꾬로 신고할 것인가?
2. 지구에 남은 4.8억 명은 대부분 “자연회귀주의자” 혹은 극빈층이다.
우주에 사는 99% 인류는 그들을 “미개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들이야말로 “진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주장 등장.
당신은 어느 편인가?
3.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구 영주권 로또에 당첨됐다.
1년에 14일만 지구에 갈 수 있고, 당신은 클래스 A라 지구 중력에 3분 이상 버티지 못한다.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당신도 지구로 이주해서 뼈가 부서져가며 살 것인가?
4. 디지털 존재들 사이에서 “육체 체험 관광” 유행.
하루 48시간 동안 생물학적 몸을 빌려 쾌락·고통·배고픔을 느낀다.
가격: 1시간당 4만 달러.
당신은 해볼 것인가? 아니면 “그건 마약”이라며 거부할 것인가?
5. 2145년 현재, 지구의 동물원은 인간 전시관이다.
“옛날 인간이 살던 모습” 재현.
관람객들은 “와, 진짜 숨쉬네?” “땀도 나네?” 하며 신기해한다.
당신의 손자가 그 전시관에 간다고 하면 뭐라고 말할 건가?
마지막으로 가장 잔인한 질문.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지구가 그리울 거야”라고 느끼는 그 감정은
2145년 사람들이 심심풀이로 만든 향수 알고리즘일 가능성은?
당신이 지금 느끼는 “고향”이라는 감정도
이미 120년 전에 멸종한 감정의 복사본일지도 모른다.
2145년의 당신은 지금의 나를 어떻게 부를까?
“가여운 구시대인”?
“박물관 표본 1호”?
아니면 “내가 잊고 싶었던 과거의 나”?
지금 당장 답글 달아주세요.
120년 뒤 인류학자들이 이 스레드를 복원해서 읽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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