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남동생 왕따문제 상담문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은 보수적이지만 따뜻한 어머니와 무뚝뚝하시고 가부장적이신 아버지, 20대 중반 저, 20대 초반 남동생 17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아버지와는 대화하기가 어려워서 저희 3남매는 주로 어머니와 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요.
어린 동생과 저는 나이차가 나고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아 친밀한 관계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어린 남동생이 왕따를 당한다며 자퇴하고 싶다고 어머니께 말했다고 해요.
동생은 누나와 형이 이 사실에 대해 아는 것을 모릅니다.
동생이 형과 누나가 자신의 상황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수치심을 느낄까봐 동생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동생은 관심받길 좋아하지만 소심하며 또 착하고 여립니다. 항상 본인보다 타인에게 맞춰주고 눈치도 많이 보는 편이에요.
학년당 1학급, 학급별 10명 내외의 학생수로 구성된 초등학교를 다니며 적은 수지만 상위권에 머물렀고, 바르고 모범적으로 생활하여 쓴소리 한 번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중학교부터 관내로 나가 많은 친구들이 신기하고 좋았는지 유난히 친구들에게 관심받고 싶어하는 행동들을 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중학교 생활은 줄곧 행복해보였는데, 친한 중학교 친구들과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주말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주중에도 피시방에 다녀서 동생의 교우관계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었는데,
사실은 친구들과 어울린게 아닌 사촌 형과 사촌형 친구들이랑 다닌거였다고 하더라고요.
학교 생활에 있어선 교내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선생님 말씀중 헷갈리는 부분을 같은 동아리 다른 반 친구에게 가서 물어봤나봐요.
그런데 그 친구가 "쟤는 왜 우리반까지 와서 나한테 물어봐?"하는 소리를 듣곤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이렇듯 마음이 여린 동생입니다.
또 5월부터는 급식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는 위의 이야기가 전부이지만 더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담임 선생님과도 전화를 해 보았는데 선생님께선 동생이 그렇게 된 것엔 이유가 있었을 것이란 말씀만 주시고 점심도 못먹는 상황에 대해서도 모르고 계셨다고 합니다.
자퇴에 대해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못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급식도 먹지 못하고 친구 한 명없는 동생에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학교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힘들 것 같습니다.
버티고 생활하며 생채기가 날 동생의 마음과 이 힘든 상황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당장에라도 내려가서 자퇴를 시키고 싶다가도,
공부를 잘 하는 편도 아니고 장래희망도 없는 동생을 자퇴시키면 동생이 겪게 될 평범하지 않을 길이 걱정됩니다.
또 이렇게 힘든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자퇴를 한다면 당장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될지라도 앞으로 제 동생이 더욱 소심하고 움추려들지 않을까 걱정이됩니다.
전학이라는 방법도 생각해보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지역에 인문계열 고등학교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밖에 없어서 같은 계열로 전학을 가려면 다른 지역으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왕따를 당하게 된 사건이 있었을 텐데 그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해도 될지, 현재 상황에 대해(왕따 외 폭력문제 유무), 지금 느끼고 있는 생각에 대해 등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물어도 되는지, 또 대화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는건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동생에겐 엄마와 아빠보단 형과 누나가 조금은 편할텐데 저희가 어떤식으로 접근을 해야할까요?
좋은 방법을 알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