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문화재를 직접 복원해 주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손을 대는 건 여전히 사람이에요. 디지털이 바꾸는 건 그 손이 움직이기 전에 무엇을 알 수 있느냐, 그리고 잘못됐을 때 되돌릴 근거가 남느냐입니다. 장점과 단점도 정확히 거기서 갈립니다.
가장 큰 장점은 손대기 전에 통째로 기록해 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삼차원 스캔은 레이저나 카메라로 재기 때문에 유물에 닿지 않고, 그렇게 남긴 형상 자료는 복원이 어긋났을 때 원래 모습을 되짚는 근거가 됩니다. 화재나 붕괴로 실물이 사라져도 그 자료로 다시 세울 수 있고요.
뜯어보지 않고 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큽니다. 적외선이나 엑스선 촬영으로 덧칠 아래 밑그림을 찾아내고, 깨진 조각들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도 손으로 대보지 않고 컴퓨터에서 맞춰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해체해 봐야 알던 것을 안 건드리고 아는 셈이죠.
복제와 공개도 쉬워졌습니다. 삼차원 프린터로 없어진 조각의 모형을 만들거나 실물 크기 복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이 만져보게 하고, 진품은 안전한 곳에 둡니다. 훼손 위험을 줄이면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되는 구조입니다.
단점도 분명합니다. 종이는 수백 년을 가는데 디지털은 저장 매체 수명이 십오 년에서 삼십 년 정도이고, 그보다 먼저 파일 형식과 읽을 장비가 사라집니다. 계속 옮겨 담고 변환해 주지 않으면 자료 자체가 없어져요. 게다가 스캔 수치가 정밀하다고 해석까지 정확한 건 아닌데, 숫자가 주는 확신 때문에 판단이 성급해지기도 합니다.
비용과 쏠림도 있습니다. 장비와 인력이 비싸서 여력 있는 기관에만 자료가 쌓이고, 특정 회사 프로그램에 자료가 묶이면 그 회사가 사라졌을 때 곤란해집니다. 그리고 똑같이 찍어낸 복제품을 어디까지 문화재로 볼 것이냐는 물음도 남고요. 결국 디지털은 판단을 돕는 도구이지 판단을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