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면 입술 경계부(vermilion border) 주변으로 붉은 기가 있고, 상순 쪽에 작은 구진(papule)들이 모여 있는 게 보이네요.
헤르페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HSV-1)에 의한 구순포진은 보통 초기에 "따끔거림, 가려움, 열감" 같은 전구 증상이 먼저 오고, 이후 군집성 수포가 생기는 경과를 밟습니다. 지금 사진상으로는 수포보다는 구진 양상에 가깝고, 통증이나 발열도 없다고 하셨으니 헤르페스 초기라기보다는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더 있어 보입니다.
감별해야 할 것들 몇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로 구순염(cheilitis)입니다. 입술 주변 건조, 자극, 립스틱이나 식품 성분에 의한 접촉성 반응으로 붉어지고 약간의 따가움이 동반되는 경우가 꽤 흔합니다. 둘째로 Fordyce 반점과 함께 온 자극 반응인데, 상순에 보이는 흰 구진들이 Fordyce 반점(피지선의 정상 변이)처럼 보이고, 그 주변에 자극이 겹쳐 붉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셋째로 각화성 변화나 습진성 반응도 배제는 안 됩니다.
다만 사진으로만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고, 향후 이틀 안에 수포가 생기거나 통증이 심해진다면 헤르페스 쪽으로 봐야 합니다. 그 경우 항바이러스제(아시클로버, acyclovir)를 조기에 쓸수록 경과가 단축되니, 수포 양상이 생기면 피부과 방문을 서두르시는 게 좋습니다.
지금 당장은 입술 자극을 줄이시고 바셀린 같은 순한 보습제를 얇게 발라두시면서 경과를 보시는 게 우선입니다. 중요한 일정이 이번 주라면 이틀 정도 안에 변화가 없거나 호전된다면 헤르페스 가능성은 낮다고 봐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