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에녹 전문가입니다.
소설 '흰'은 한강 작가의 작품 중 서사 중심의 일반적인 소설 구성의 틀을 깨고 시적 산무의 정수를 보여주는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질문자께서 말씀하신대로 인물이나 사건, 배경이 중심이 아니라 흰 사물들을 매개로 삶과 죽음, 상처와 애도를 다루는데 이는 수필, 에세이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소설로 분류하는 이유는 파편화된 이야기들의 기저를 관통하는 '가상의 화자와 허구적 서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화자는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얼굴도 모르는 친언니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언니가 살아 있었다면 마주 했을 세상'이라는 허구적 상상력과 서사적 맥락을 품고 있기 때문에 소설 또는 시적 소설이라고 분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