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꺼지는 게 아니라 화면만 꺼지는 겁니다. 질문에 본체는 작동하는 상태라고 직접 적어 두셨는데 그게 가장 중요한 단서예요. 전원이 정말 나갔다면 팬도 함께 멎고 불도 다 꺼집니다. 그러니 파워나 발열보다 화면 신호가 끊기는 쪽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써멀을 다시 바르시고 창을 줄여 보신 게 헛수고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열 때문이라면 특정 온도에 닿는 순간 완전히 꺼지고 곧바로 다시 켜지는 패턴이 나옵니다. 한두 시간 뒤에 무작위로, 그것도 본체는 살아 있는 채 화면만 죽는 건 결이 다른 증상이에요.
확인은 이벤트 뷰어에서 삼 분이면 끝납니다. 윈도우 로그 아래 시스템으로 들어가 멈춘 시각을 찾아보세요. 커널 파워 사십일번이 찍혀 있으면 실제로 전원이 끊긴 것이고, 그게 없는데 디스플레이 드라이버가 응답을 중지했다가 복구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면 그래픽 쪽입니다. 이 한 줄로 방향이 갈립니다.
그래픽 쪽이 맞다면 케이블부터 보세요. 그래픽카드 보조전원은 파워에서 나온 한 가닥을 갈라 두 곳에 꽂는 방식이 흔한데, 순간 전류가 몰릴 때 이게 자주 말썽입니다. 파워에서 따로 나온 두 가닥으로 나눠 꽂아 주시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다음은 드라이버입니다. 위에 덮어씌우는 업데이트 말고 전용 삭제 도구로 완전히 지운 뒤 새로 까는 편이 낫습니다. 최신판이 늘 답은 아니라서, 문제가 없던 시기의 안정 버전으로 내려 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가장 확실한 건 절반을 잘라 내는 검증입니다. 그래픽카드를 빼고 메인보드에 달린 화면 단자에 모니터를 바로 꽂아 며칠 써 보세요. 그동안 멀쩡하면 그래픽카드나 드라이버로 좁혀지고, 똑같이 재발하면 메인보드나 파워로 넘어갑니다.
기사님께 다시 보실 때도 갑자기 꺼진다고만 하지 마시고, 본체는 계속 도는데 화면만 죽고 재부팅을 두 번 해야 켜진다고 그대로 전해 주세요. 앞서 원인을 못 찾으신 것도 증상이 전원 문제로 전달된 탓일 수 있습니다. 표현 하나만 바꿔도 점검 순서가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