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양상은 뇌경색 이후 흔히 나타나는 혈관성 인지장애, 혈관성 치매 범주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력은 비교적 유지되면서 성격 변화, 분노 조절 장애, 공격적 언행, 판단력 저하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성격 문제라기보다 전두엽–피질하 회로 손상으로 인한 뇌 기능 변화로 보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합니다.
병태생리적으로는 뇌경색 이후 전두엽 및 기저핵 연결 회로 손상으로 충동 억제, 공감, 사회적 판단 기능이 떨어지면서 쉽게 화를 내고 욕설을 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고집이 세지고 특정 보호자에게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도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일부러 인정하지 않는 경우라기보다는 “인지적 통찰력 저하(lack of insight)”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진단적으로는 단순 기억력 검사만으로는 놓치기 쉽고, 실행기능, 주의력, 감정조절을 포함한 신경인지검사와 뇌 영상 소견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재활의학과에서 인지장애를 의심했다면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혈관성 인지장애 평가를 병행하는 것이 표준적 접근입니다.
치료는 약물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비약물적 접근이 기본이며, 약물은 보조적 수단입니다. 환경 조절이 중요해 자극을 줄이고, 지적·훈계·논리적 설득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확하고 단순한 규칙을 반복적으로 유지하고, 문제 행동 직후 즉각적인 논쟁은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보호자 교육과 병실 환경 조정이 실제로 가장 효과적인 개입인 경우가 많습니다.
약물치료와 관련해서는 “리스페리돈밖에 방법이 없다”는 표현은 다소 단순화된 설명입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리스페리돈, 쿠에티아핀 등)은 공격성이나 심한 초조가 있을 때 단기간, 최소 용량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합니다. 다만 뇌졸중 병력이 있는 고령 환자에서는 뇌혈관 부작용 위험이 있어 반드시 위험–이득을 따져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같은 항우울제가 분노, 충동성, 감정 기복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졸림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근거는 중등도 수준이며 개인차가 큽니다.
동반 질환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혈당 조절 불량은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을 악화시키는 독립적 요인이므로, 당뇨 조절은 행동 문제 개선의 기본 조건입니다. 수면 장애, 통증, 변비, 요정체 같은 신체적 불편도 공격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현재 상황은 혈관성 치매 또는 혈관성 인지장애에서 흔한 행동심리증상으로 설명 가능하며, 보호자가 느끼는 고통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약물로 “잠재우는 것”만이 답은 아니고, 환경 조절, 보호자 전략, 필요 최소한의 약물, 기저질환 관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 역시 소진되지 않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