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도형이 단순한 것과 그 비율이 간단한 숫자로 표현되는 건 별개의 문제예요. 파이가 무한히 이어지는 건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수, 즉 무리수이기 때문이에요. 두 정수의 비로 쓸 수 있는 수만 소수점이 끝나거나 같은 패턴을 반복해요. 3분의 1이 0.333으로 반복되고 4분의 1이 0.25로 끝나는 것처럼요. 파이는 어떤 정수 두 개의 비로도 쓸 수 없다는 게 1761년 람베르트에 의해 증명됐어요. 그러니 소수 표현이 끝날 수도 반복될 수도 없는 거예요.
왜 무리수가 되느냐를 직관적으로 보면, 직선과 곡선은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길이라는 점이 있어요. 지름은 직선이고 원주는 곡선인데, 곡선의 길이는 직선을 무한히 잘게 쪼개 이어붙인 극한으로만 정의돼요. 이 과정에 무한이 들어가니 결과가 유한한 분수로 딱 떨어질 이유가 없어요. 정사각형의 대각선이 한 변의 루트 2배로 무리수인 것도 비슷한 사정이에요. 아주 단순한 도형에서도 무리수가 나오는 거죠.
파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초월수예요. 어떤 정수 계수 방정식의 해도 될 수 없다는 뜻인데, 1882년에 증명됐어요. 이 성질 때문에 자와 컴퍼스만으로 원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을 그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고대 문제의 답도 함께 나왔어요.
한 가지 짚어두면 규칙이 없다는 표현은 조심스러워요. 소수 자리에 반복 패턴은 없지만 파이 자체는 완벽하게 정해진 하나의 수이고, 원하는 자리까지 계산할 공식이 여러 개 있어요. 무작위처럼 보이는 나열이 실은 하나의 명확한 값이라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