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레이저 프린터에서 토너 가루가 종이에 단단하게 밀착되는 과학적 원리는 열가소성 수지의 용융과 압력에 의한 종이 섬유 침투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토너는 단순한 색소 가루가 아니라 열가소성 합성수지 고분자에 색을 내는 카본 블랙을 섞어 아주 미세하게 부순 형태로 전사 드럼에 의해 종이 표면에 살포시 올려져 있던 토너 가루는 정착기라 불리는 롤러 구간을 지나며 종이가 약 180~200°C에 달하는 뜨거운 히팅 롤러를 통과하는 순간, 토너 가루 안의 플라스틱 성분이 순식간에 녹아 가늘고 끈적끈적한 액체 형태로 변합니다. 히팅 롤러 반대편에는 종이를 강하게 밀어 올려주는 압력 롤러가 붙어 있어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녹은 토너 액체가 종이 표면의 셀룰로오스 미세 섬유 조직 구석구석과 틈새로 깊숙이 밀려 들어갑니다. 롤러 구간을 빠져나오는 직후 상온의 공기를 만나면, 종이 섬유 사이에 침투했던 토너가 몇 분의 일 초 만에 순식간에 식어 단단한 고체 플라스틱으로 되돌아갑니다. 마치 종이 결 사이에 수많은 쐐기가 박힌 것처럼 굳어져 물에 젖어도 번지지 않는 단단한 글씨가 완성됩니다.
토너가 녹아 끈적해질 때 종이가 아닌 뜨거운 롤러 표면에 붙어버리면 문서가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히팅 롤러 표면은 음식이 잘 들러붙지 않는 테프론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토너 입자 자체에도 미량의 왁스 성분이 섞여 있어, 녹았을 때 스며나와 롤러로부터 잘 떨어지도록 이형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