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이 정말 쓸만한 건지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해요. 저도 제주 해안과 강원 도계 등에 가서 풍력 단지를 직접 보고 온 뒤로 관심이 생기기 전에는 바람 없으면 그냥 멈추는 물건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숫자를 보면 생각이 좀 바뀝니다.
먼저 얼마나 생산하는지 감을 잡아보면, 요즘 육상에 세우는 풍력기 한 기가 보통 삼 메가와트에서 사 메가와트 급이고, 우리나라 이용률을 이십 몇 퍼센트로 잡으면 한 기가 한 해에 만드는 전기가 일반 가정 이천 가구 안팎의 일 년 사용량과 비슷해요. 해상은 기기가 더 커서 한 기가 십 메가와트를 넘기고 바람도 안정적이라 이용률이 삼십 퍼센트 쪽까지 오릅니다. 다만 지적하신 대로 우리나라 육상 바람은 약해서 유럽 북해 연안의 사십 퍼센트 근방 이용률과 비교하면 확실히 불리해요.
실효성을 따질 때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발전 단가예요. 지금 국내 육상 풍력은 계통 연결과 인허가 비용을 합쳐도 원자력이나 석탄보다 아직 버겁고, 해상 풍력은 그보다 더 높아요. 그래서 지금 당장 경제성만으로 보면 아직 갈 길이 많은 게 맞습니다. 그런데 유럽은 지난 십 년 사이 해상 풍력 단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이제는 보조금 없이도 입찰이 성사되는 나라가 나오는 것을 볼 때 우린 아직 보급 초기라 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바람을 마음대로 못 한다는 지적도 맞아요. 그러나 풍력은 태양광과 달리 야간과 겨울에 오히려 많이 나오는 특징이 있어서 둘을 섞으면 공백이 상당 부분 메워집니다. 하나만으로 기반 전원을 대체한다고 보면 올바른 판단이 안 나오고, 섞어 쓰는 조합 중 하나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정리하면 우리나라 조건에서 육상 풍력은 실효성이 제한적이고, 해상 풍력은 자원은 있지만 비용이 아직 높아 보급이 더 진행되어야 판가름이 날 단계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 기술에 투자하는 것과 당장 도입 경제성을 갈라서 보시는 게 이 질문의 가장 정직한 답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