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추격자"의 감독의 메시지와 비평이 궁금합니다.
영화 "추격자"의 감독의 메시지와 비평이 궁금합니다.
나쁜 놈 천지인 사회이고요. 항상 공권력은 무능하게 나오네요.
희생자를 구하지도 못하고 주인공이 변화되는 것도 아니고 사회 시스템도 바뀌지 않고요.
어쩌면 지금도 우리는 쫓고 쫓기는 바퀴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 돼요.
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한국 사회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일련의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관심은 피해자나 가족들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대중과 사회에서 금새 잊혀지는 것이 한국 사회입니다. 개개인의 물질적 이익만을 중시 여기며 주변과 사회에 무관심한 극도의 개인주의사회에서 “피해자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들을 살리기 위해 나는, 사회는 어떤 노력들을 했나?”라는 생각 조차 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지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평범한 한 사람 즉, 이 영화의 감독은 <추격자>는 충격적인 살인 사건에 대한 자극적인 소재주의 영화가 아닌 고귀한 생명의 존엄성에 위협 받는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한 남자의 숨가쁜 추격 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엉성한 사회 구조 시스템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출장 마사지를 통해 생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여성들과 노약자만을 상대로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마 지영민. 썩어빠진 부패 경찰로 비리를 저지르고 사직 당한 후 출장안마소를 운영하는 엄중호. 결코 사회의 ‘정의’, ‘선’이라 부를 수 없는 엄중호가 연쇄살인의 마지막 희생자인 ‘미진’을 구하려 하는 유일한 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과정 속에서 중호를 통해 이기적인 무관심으로 무너져 가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 할 수있습니다.
<추격자>는 ‘범인은 누구인가?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하는 범죄와 살인을 다룬 기존 한국 영화들의 일반적인 스토리 구조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지닌 새로운 형식의 영화입니다. <추격자>는 범인의 정체가 초반에 공개되는 스토리 형식의 전복을 통해 그 놈이 뻔히 범인임을 알면서도 잡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사회구조의 현실과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피해자에게 주목하지요. 이러한 시점의 차별화를 통해 전형적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유일한 ‘추격자’의 내적 변모를 흡입력있게 그려내는 <추격자>는 범인을 쫓는 한 남자의 절박한 심정을 관객에게 전이시키며, 관객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긴박감과 가슴 울컥한 감동을 통해 2000년대 한국사회가 걸어온 자화상을 관객과 함께 고민하게 하는 영화라 할 수있습니다.